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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준구 교수 “이병태, 자유와 방종 구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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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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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학 분야 원로 경제학자

“5·18 상처 준 발언, 표현의 자유와 거리 멀어”
“청와대 경고로 부족… 정부 이미지에 부담”
“통합·실용 인사 명분 흔든 발탁 논란”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의 5·18 관련 발언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이 부위원장을 향해 “자유와 방종을 구별하지 못하는 한심한 세태”라고 직격했다. 청와대가 공개 경고에 나섰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이 부위원장의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는 분위기다.

 

재정학 분야 원로 경제학자인 이 교수는 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인용하며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는 정당하게 보장되어야 하는 자유가 아니라 규탄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방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30년 넘게 재직한 대표적 진보 성향 경제학자로, 경제정책은 물론 사회·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명예교수. 이 교수 홈페이지 캡처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명예교수. 이 교수 홈페이지 캡처

이 교수는 최근 배재고 야구부원이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데 대해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말이 민주화를 위해 피를 흘린 광주 시민들에게 상처를 입힐 것임을 모를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몰지각한 발언은 방종의 한 예일 뿐, 정당하게 보장되어야 하는 표현의 자유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고 비판했다.

 

비판의 칼끝은 이 부위원장을 향했다. 이 부위원장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5·18이 성역이 되었다”, “북한의 모습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거센 반발을 샀다. 청와대가 이 부위원장에게 엄중 경고를 했지만, 여권에서는 단순 경고로 끝낼 사안이 아니라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이 교수는 “이 나라의 총리급 고위 인사가 표현의 자유를 빙자해 그런 몰지각한 행동을 두둔하고 나섰다”며 “고위 공직자가 자유와 방종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고 그런 상식 이하의 주장을 했다는 것 그 자체가 아연실색할 일”이라고 했다. 특히 “더군다나 그는 대학교수까지 지낸 지식인을 자처하는 사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이 부위원장의 발언이 이재명 정부 전체에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총리급인 그가 이재명 정부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임을 부정하기 힘들다면, 이와 같은 그의 언행이 이 정부의 이미지에 악취 나는 구정물을 끼얹은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가 부랴부랴 그에게 엄중한 경고를 날렸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 구정물의 악취를 제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 부위원장의 발탁 자체도 문제 삼았다. 그는 “솔직히 말해 나는 이재명 정부가 그를 발탁한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봤다”며 “아무리 통합과 실용의 인사라 하지만 그처럼 극우적인 언행을 서슴없이 해왔던 인사를 총리급의 고위 인사로 발탁한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또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고 이재명 정부와 손톱만큼의 공통분모조차 찾을 수 없는 극우 인사를 끌어안으려 했던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이 부위원장에 대해 “이번 사건이 그 단적인 예지만 그는 팀플레이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인물로 드러났다”며 “나만 잘났다는 그의 독불장군식 행보는 이 정부에 극도로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애당초 그를 발탁한 것이 철저한 실책이었다는 것을 지금은 깨닫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학생들의 잘못을 감싸는 방식도 문제라고 봤다. 그는 “철없는 어린 친구들이 물정을 잘 모르고 저지른 잘못이니 어른들이 선처를 베풀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아픔이 많은 광주 시민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는 그 무엇으로도 용서될 수 없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했다. 이어 “어른이라면 어린 세대의 그런 잘못을 준엄하게 나무라고 다시는 그런 몰지각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말리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라고 했다.

 

글 말미에서 이 교수는 이 부위원장을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 부위원장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방종을 표현의 자유로 둔갑시킴으로써 진정한 자유의 수호자여야 할 지식인으로서의 책무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쳐 버렸다”고 했다. 이어 “자유와 방종을 구별하지 못하는 그는 ‘자유’라는 말을 입에 담을 자격조차 없다”며 “그가 말하는 자유가 충만한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끔찍한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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