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차이나반도체, 한달 새 28.3%↑
순자산 6500억원… 반년 만에 5배 ‘껑충’
‘중국판 나스닥’ 과창판 상품도 20% 수익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
전문가들 증시 양극화 경계 한목소리
“핵심 산업 ‘밸류체인 선별 투자’ 필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흐름에 발맞춰 중국의 반도체와 기술주 관련 국내 상장 상장지수펀드(ETF)가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내수 경제와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며 증시 전반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첨단 기술 산업에는 차별화된 투자 자금이 몰리는 양상이다. 특히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창판에 주요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며 관련 테마의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中 ETF가 수익률 상위권 과반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6월2일~7월3일)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ETF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 중 6개가 중국 테마 상품으로 집계됐다.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이 한 달 만에 28.37% 오르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SOL 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가 21.71%,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 21.65%,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 21.23% 각각 오르며 나란히 2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KODEX 차이나AI반도체TOP10’과 ‘ACE 중국과창판STAR50’ 역시 19%대를 기록하며 과창판 지수 및 반도체 상품들이 일제히 두 자릿수의 강세를 보였다. 미국 및 국내 대형 반도체주로 수급이 쏠리는 동안에도 중국 기술주 ETF의 수익률이 상향 곡선을 그린 것이다.
수익률 1위를 기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는 글로벌 지수 산출 기관 ‘팩트셋’의 ‘차이나 세미컨덕터’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말 1265억원 수준이던 순자산이 반년 만에 6533억원을 돌파해 관련 상장 상품 중 순자산 2위 규모로 도약했다. 기가디바이스, 캄브리콘, 나우라 등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을 폭넓게 편입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정책과 AI 칩 국산화 수요가 본격화되며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 ETF는 중국 반도체 밸류체인 성장에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중국의 기술 자립 흐름에 발맞춰 특화 상품을 앞다퉈 내놓으며 투자자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지난 3월 신규 상장한 ‘RISE 차이나AI반도체TOP4Plus’ ETF는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 상장된 AI 칩, 파운드리, 광통신 모듈, 반도체 장비 등 밸류체인 분야별 핵심 대표 기업 15개 종목에 분산 투자한다. 광모듈 공급업체인 중지이노라이트, 반도체 파운드리 SMIC, 반도체 제조사 캄브리콘 테크놀로지스 등이 주요 편입 종목이다. 해당 상품은 매월 신규 상장 종목을 면밀히 검토해 조건 충족 시 지수에 편입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상장이 잦고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 AI 반도체 신생 기업들을 선제적으로 포착하기 위한 운용 설계다.
◆반도체 자립 앞당긴 장비 국산화
이 같은 중국 반도체 상품의 가파른 수익률 상승에는 자국산 장비 채택률 증가와 대형 메모리 기업의 상장 기대감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가 역설적으로 중국 내 장비 국산화 일정을 앞당기는 촉매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4월까지 중국의 일본산 반도체 장비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4.9% 감소해 해외 장비 수입이 확연히 둔화했다. 반면 중국산 반도체 전공정 장비 4개사의 1분기 매출 합산액은 전년 대비 27.7% 증가한 158억위안을 기록해 국산 장비 채택 확대를 수치로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 자료를 보면 중국의 웨이퍼 제조장비 중 중국산 비중은 2020년 5.1%에서 2024년 11.3%로 대폭 상승했다.
여기에 글로벌 4위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상하이 과창판 상장을 앞두고 있어 시장 자금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CXMT의 조달 자금 중 장비 투자 배정액은 172억위안으로 과거 SMIC 상장 당시의 2.7배에 달한다. 한화투자증권 박유진 연구원은 “중국산 장비 채택률이 높아지며 CXMT 상장 관련 장비 투자 수혜는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집중될 전망”이라며 “전공정 장비주의 주가 모멘텀도 과거보다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박수진 연구원도 “AI 시대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 재편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수혜가 미국과 한국뿐 아니라 중국 반도체 밸류체인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국 반도체 ETF를 활용한 분산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전체 지수보다 선별 투자”
전문가들은 다만 중국 시장에 투자하기 앞서 중국 증시 극심한 양극화를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첨단 제조와 AI 반도체 산업은 상승 추세가 뚜렷하지만 내수 소비와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중국 주식시장을 두고 “펀더멘털 회복과 유동성 유입이 엇갈리며 본토와 기술주 중심의 차별화 장세로 마무리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연초 이후 지난달 26일까지 중국 증시의 정보기술(IT) 섹터는 55.6% 급등하며 시장을 주도한 반면, 경기 소비재와 필수 소비재 섹터는 각각 18.6%, 20.5% 하락하는 대조를 보였다.
삼성증권 전종규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중국 증시에서 반도체와 소재, 전력망 등 공급 부족으로 수혜를 입는 핵심 산업 밸류체인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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