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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 커지는 북유럽… 러 의원 “핀란드 절반 날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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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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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훌쩍 넘긴 러시아·우크라 전쟁 ‘교착’ 국면
‘위기의 푸틴, 무슨 짓 저지를지 몰라’ 공포 확산
폴란드 총리 “향후 몇 달 동안 철저히 대비해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러시아와 인접한 북유럽 및 동유럽 국가들의 안보 위기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3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 의회에선 이날 헌법 137조 폐지안이 전격 발의됐다. 이는 ‘리투아니아 영토에 대량살상무기(WMD)와 외국군 기지를 둘 수 없다’는 내용의 조항이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유사시에 대비해 리투아니아 국내에 핵무기 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유사시에 대비해 리투아니아 국내에 핵무기 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리투아니아 “국내에 핵무기 배치 가능”

 

헌법 개정이 완료되면 리투아니아 국내에 핵무기 배치가 가능해진다. 리투아니아는 2004년 이웃 나라 에스토니아 및 라트비아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으며, 나토 회원국 중에는 미국·영국·프랑스 3개 핵무기 보유국이 있다.

 

이원집정제 국가인 리투아니아에서 외교·국방은 대통령, 경제 등 민생은 총리가 각각 관장한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최근 의회 주요 정당 대표들과 만나 헌법 137조 폐지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우리 헌법이 제정될 당시와 지금은 지정학적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사실상 핵무기를 뜻하는 WMD 금지 조항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핀란드 의회도 최근 핵무기 금지 규정 폐지안을 가결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무려 1300㎞ 넘는 국경선을 맞대고 있다. 제정 러시아 시절 핀란드는 그 식민지나 다름없는 처지로 전락해 가혹한 통치를 받았다. 제정 러시아의 후예인 공산주의 소련은 이른바 ‘겨울전쟁’을 일으켜 핀란드 영토의 10% 이상을 빼앗기도 하는 등 두 나라는 역사적 악연이 매우 깊다.

알렉세이 주라블료프 러시아 하원의원. 강성 민족주의 정치인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빼앗으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쟁 수행을 적극 지지하는 인물이다. SNS 캡처
알렉세이 주라블료프 러시아 하원의원. 강성 민족주의 정치인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빼앗으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쟁 수행을 적극 지지하는 인물이다. SNS 캡처

◆핀란드 겨냥 러시아 “영토 절반 날릴 것”

 

겨울전쟁은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 소련이 발트 3국 및 핀란드에 “당장 주권을 양도하지 않으면 군대를 보내 짓밟겠다”고 위협한 것에서 비롯했다. 발트 3국은 굴복한 반면 핀란드는 거부했다. 이에 1939년 11월 소련군이 핀란드를 침략하며 전쟁이 시작됐다.

 

핀란드군은 용감하게 잘 싸웠으나 두 나라는 국력 차이가 너무나 컸다. 결국 해를 넘긴 1940년 3월 핀란드는 소련에 항복했다. 양국 간 조약에 따라 핀란드 국토의 약 10분의 1이 소련에 넘어갔다.

 

종전 후 핀란드는 공산화의 함정은 피했으나 소련 영향권에 편입돼 사실상 위성국으로 전락했다. 1990년대 초 냉전 종식과 소련 해체 후에도 그 여파는 지속돼 핀란드는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 중립국으로 남았다. 하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큰 충격을 받은 핀란드는 결국 이웃 나라 스웨덴과 나란히 나토 회원국이 되는 길을 택했다.

 

핀란드가 중립을 벗어던진 데 이어 자국 내 핵무기 배치까지 가능하도록 하자 러시아는 격앙된 표정이다.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회 알렉세이 주라블료프 부위원장은 핀란드를 겨냥해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되고 있다”며 “핀란드 국토의 절반을 날려버릴 만큼의 군사 장비를 국경 지대에 배치했다”고 폭언을 퍼부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유럽 각국을 향해 “앞으로 몇 달이 정말 중요한 시기”라며 러시아의 군사적 침략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다. AFP연합뉴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유럽 각국을 향해 “앞으로 몇 달이 정말 중요한 시기”라며 러시아의 군사적 침략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다. AFP연합뉴스

◆폴란드 총리 “앞으로 몇 달이 정말 중요”

 

핀란드 못지 않게 러시아와 역사적 악연이 깊은 폴란드도 안보 위협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BBC 방송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이 바뀌고 있는 점을 들어 “앞으로 몇 달 동안이 정말 중대한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직면해 고전 중인 러시아가 국면 전환을 위해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 서방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제공하는 무기와 연료는 거의 대부분 폴란드를 통해 현지에 도달하고 있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군 최대의 병참 기지인 셈이다. 그 때문에 투스크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폴란드를 침공하라’는 명령을 러시아군에 내릴 수 있다고 본다.

 

폴란드는 나토 회원국인 만큼 러시아가 폴란드를 공격하면 나토 조약에 따라 32개 회원국 모두 ‘러시아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제3차 세계대전이나 다름없고 핵무기까지 동원되는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푸틴의 ‘위험한 도박’ 가능성에 인접국 지도자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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