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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4755조’ 낯설던 숫자, 시대를 설명하는 언어 되기 시작…기회 놓쳐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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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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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관련 대기업들의 막대한 투자 규모를 두고 “낯설던 숫자는 점차 하나의 시대를 설명하는 언어가 되기 시작했다”며 “발표는 출발점일 뿐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변화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의 사고방식이 아니다”고도 짚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한국경제, 스케일이 달라졌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발표를 한국 제조업의 기틀을 다진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정책 이후 가장 담대한 규모와 스타일의 신산업정책으로 해석하는 분석이 잇따랐다”며 이같이 적었다. 김 실장은 메가프로젝트 발표 당시를 두고 “처음 반응은 예상대로였다”며 “총 4755조원. 반도체 800조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573조원. 한국 경제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숫자들이 등장하자 ‘정말 가능한가’, ‘급조된 이벤트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다”고 했다. 이어 “당연한 반응이었다”며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분위기는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어느 지역이냐’, ‘숫자를 믿을 수 있느냐’ 등의 논쟁에서 벗어나 사회적 합의를 통해 반도체 팹을 짓고, 전력·용수를 풀어 더 큰 생산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전소를 짓고, 송전망을 연결하고, 용수를 확보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일은 결국 모두 합의의 문제다. 지금은 그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팹을 짓자. 전력과 용수를 풀자”며 “더 큰 생산이 더 큰 잉여를 만들고, 그 잉여가 더 나은 분배의 재원이 된다. 생산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라고 했다.

 

비수도권에 팹과 데이터센터 등을 짓는 것을 두고선 “지방을 위한 시혜가 아니다. 수도권이 전부 감당할 수 없는 열을 분산시키는 국가 전략”이라며 “지방 분산은 지방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수도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 전략이다. 유동성 쓰나미 시대에 지방 분산은 균형발전 이전에 수도권을 지키는 전략”고 역설했다.

 

김 실장은 최근 국내 경제 상황을 두고선 “지금 한국 경제라는 비커에는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운 규모의 물이 들어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 이익이 늘고, 국내외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되는 상황을 두고 “늘어난 자금은 결국 어디론가 흘러간다. 물이 많아질수록 압력도 커진다”고 짚은 그는 “부동산과 물가, 금리, 환율은 모두 그 압력을 받아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여러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다. 하나의 성공이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는 과정”이라며 “이것은 누군가의 실수가 아니라 성공의 규모가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결과다. 문제는 성공이 아니라 그것을 관리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환율 문제와 관련해선 “이제는 작은 경제의 문법만으로 환율을 설명하기 어렵다. 한국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국내 자본시장으로 관심이 집중된다”며 “그러나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의 환헤지와 글로벌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 확대도 함께 나타난다.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에도 원화가 기대만큼 강세를 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적었다.

 

세수 증가 흐름을 두고선 “세수는 과거처럼 완만한 추세를 따라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추세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늘어난 재원을 어디에 쓰느냐”라며 “장기추세를 넘어서는 재원은 단기 경기 대응보다 청년, 미래 산업, 교육, 지방 경쟁력 같은 전략적 분야에 우선 연결돼야 한다. 특별한 시대에 맞게 재정 거버넌스 역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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