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척공정·밸브 작업 전반 추적…최초 발화점 특정 난항
생존자 진술 어려워…압수물 5700여 점 분석 중
세척 매뉴얼·작업 절차 집중 분석…복합 원인 가능성 조사
사망자 5명 등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으나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폭발 사고가 난 56동 세척 공정실 내에서 화약 잔류물(슬러지)가 물리적 자극에 반응했을 경우와 정전기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대전경찰청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일 대전경찰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세척 기계 내부에 세척 슬러지가 쌓이는 탱크가 있는데 폭발 당시 그곳을 청소하는 작업을 했다는 직원 진술을 확보했으나 충격이나 마찰, 정전기 등 복합적인 요인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세척공실(56동)에서 발생한 만큼 고압세척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여러 작업 공정이 연계돼있어 최초 발화점을 명확히 지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56동은 배관·밸브, 장비 등을 분리·세척하는 곳인데 세척은 주걱 형태의 도구를 이용해 청소하고 장비 등을 수조에 담갔다가 고압 기계를 사용해 추가 세척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척기는 작업 과정에서 쌓이는 화약 잔류물 등 슬러지를 임시 보관하는 탱크와 필터링 장치와도 직접 연결돼 있다.
직원들은 탱크 안에 쌓이는 슬러지 등을 ‘치구’라고 불리는 도구를 사용해 청소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잔해나 세척 도구 등 총 17점을 확보했는데 이 중 슬러지를 긁어내는 등 직접 접촉하는 도구에 전기가 흘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세척 도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 의뢰했다.
세척기가 아닌 추진제(화약)를 주입하는데 쓰인 밸브에서 폭발이 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밸브는 외부업체가 맡아 세척하는데 경찰은 당시 작업자들이 임의로 밸브까지 세척 작업을 벌였을 여지를 두고 살펴보고 있다. 한화에어로 측에 따르면 세척 기계에 딸린 배관은 외부 업체가 청소하지만 세척기 내부 청소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이 하는 청소 매뉴얼이 있다고 한다.
류근실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은 “현재까지 작업 진술 등은 모두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사고 직접 목격자인 생존자는 현재 전신 화상을 입어 치료 중이라 관련 진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 대장은 “사고가 난 세척 작업 관련 매뉴얼과 관계자 진술, 세척 도구 등을 확보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현재까지 이번 사고 책임과 관련해 가재웅 사업장장 1명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피혐의자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경영진에 대한 책임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전노동청은 손재일 한화에어로 대표이사와 가 사업장장을 중대재해처벌법위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앞서 경찰은 대전사업장과 한화 본사 등 3곳을 압수수색하고 5700여 점의 압수품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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