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보안·시공 경험 중요한 분야
‘캡티브’ 업체들 수주전 유리할 듯
정부가 추진하는 800조원 규모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침체된 건설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클린룸(청정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반도체 핵심 생산 공간) 등 고난도 시공 기술이 필요한 만큼 반도체 공장 시공 경험을 갖춘 건설사들이 수주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은 7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4% 증가했다. 민간부문은 반도체 생산시설과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49조원을 기록했고, 산업설비 계약액은 11조원으로 전년보다 159% 늘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총 800조원 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서남권을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건설업계는 생산시설은 물론 산업단지와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공사 발주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생산시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계열 물량을 주로 수행해 온 ‘캡티브’(계열사 물량 수행)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캡티브 보유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반도체 생산시설은 보안성과 시공 경험이 중요한 분야여서 관련 실적을 보유한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며 “다만 사업 규모와 발주 방식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생산시설 외 산업단지와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공사에는 다른 건설사들도 참여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부터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공사 매출이 본격 반영되면서 캡티브 건설사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울산 AI 데이터센터 등의 프로젝트가 실적에 반영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62% 증가했다. 삼성E&A도 첨단산업 플랜트 매출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19.6% 늘었고,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평택 반도체 공장 등 공사를 수행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 이른바 ‘비(非)캡티브 건설사’들도 생산시설 외 산업단지와 전력·용수 인프라, 도로·철도, AI 데이터센터 등 연관 공사에서 수주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중견 건설사의 한 관계자도 “전력·용수와 도로 등 기반시설은 공공 발주가 많아 중견 건설사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주택과 기반시설 개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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