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 위기를 경고하며 연금 제도와 지방 발전 정책의 전면적인 구조개혁을 권고했다. 연금 수급 연령을 68세까지 높이고, 비수도권 정책은 소외 지역 분산 대신 확실한 지역 거점을 집중 육성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다.
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OECD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했다. OECD는 한국이 내수 보완을 위한 재정정책을 지속하되, 중기적으로는 재정건전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고령화에 따른 재정 위험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진단으로 풀이된다.
◆ “2035년까지 연금 수급 68세로”... 기대수명 연동제 제안
OECD는 한국의 장기 재정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폭넓은 정치적 합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2035년까지 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납입 상한 연령을 함께 올리는 안이 제시됐다.
이후에는 기대수명 증가에 맞춰 수급·납입 연령을 자동으로 연계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관측이다. 구체적으로는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늦추고, 기대수명 증가분의 3분의 2만큼 추가 연동하는 포괄적 개혁안이 거론된다.
이러한 개혁이 단행될 경우 오는 2060년 국내총생산(GDP)이 기존 시나리오보다 1.9%가량 늘어날 것으로 OECD는 분석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보험료율을 소득의 9%에서 13%로 상향해 고갈 시점을 2060년대 중반쯤으로 미뤘으나,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을 위해서는 추가 노력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 지방 소멸 대책... “분산 대신 확실한 거점 육성해야”
비수도권 소멸 위기와 관련해 OECD는 ‘기회의 지리적 지형 재편’을 제안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5극·3특’ 체제와 유사한 지역거점 활성화 방안으로 보인다. 명확한 거점 없이 자원을 분산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투자는 기능적 거점지역에 집중하고 배후 지역과의 네트워크 연계를 강화하라는 당부다. 비수도권 거점도시 내 주요 대학의 경쟁력을 키워 지역 핵심 산업과 연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포함됐다.
지방정부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과세권과 함께 교통·장기요양·주거 등 필수 공공서비스 제공에 대한 지출 자율성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토지이용계획 체계를 간소화하고 지방정부에 구역 지정·개발 권한을 강화해 오라는 권고도 이어졌다.
◆ 의사 보수 인상·이민자 수용... 현실적 생존책 마련 촉구
국제기구가 한국의 유연한 이민 정책과 의료 시스템 개편을 직접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OECD는 숙련된 이민자를 통한 지역 노동 공급 확대를 위해 유학생의 졸업 후 취업 비자 전환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의료서비스 부족 지역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1차·필수 의료를 제공할 때 더 높은 보수를 지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는 대안이다. 경제자유구역은 성과 기반 인센티브 중심으로 바꾸고, 위기대응지역 지원은 한시적으로 운영해 쇠퇴 산업의 고착화를 막아야 한다고 OECD는 분석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번 OECD의 정책 권고를 면밀히 검토하여 향후 정책 추진에 참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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