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업체엔 ‘친환경’ 제품 인증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 낙찰자 선정 업무를 허술하게 해 부적격업체가 일감을 따내고, 원가계산을 잘못해 예산 수억원을 실수로 더 지급하는 등 허술한 업무 처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감사원에 따르면 충남 홍성군은 2022∼2024년 용역계약 낙찰자 선정을 위한 점수 계산을 잘못된 방식으로 해 부적격 판정을 받아야 할 업체 2곳과 계약을 체결했다. 관련 규정상 용역계약의 낙찰자를 선정하기 위한 적격심사를 할 때는 ‘발주하려는 용역 규모’와 ‘최근 3년간 업체의 용역 실적’을 비교해 점수를 매겨야 한다. 그런데 홍성군은 ‘발주하려는 용역 규모’를 전체 입찰공고액(약 90억원)이 아닌, 이를 3개년으로 나눈 값(약 3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 때문에 낙찰기준인 85점에 미달한 업체들이 홍성군 일감을 따낼 수 있었다. 감사원 조사에서 관련 업무 담당자는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업무가 과중했으며 심사기준 검토도 미흡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소홀에 따른 예산 낭비 정황도 도마에 올랐다. 홍성군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사업 추진계획안을 변경하면서 규정에 따라 ‘증가 물량’이나 ‘신규비목의 단가’ 등을 고려해 원가 재산정 등을 거쳐 변경계약을 체결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대신 ‘과업 내용 전체에 대한 원가 재산정’을 하는 방식으로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정당한 계약금액보다 약 4억9000만원을 업체에 더 지급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충북 음성군은 개인 하수처리시설 제조업을 양수한 업체 두 곳의 신규 등록 신청을 2020년과 2021년 각각 수리했다. 이후 환경부는 두 업체가 하수도법에 따라 제조공장, 기술인력 등을 모두 인수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니 신규·변경등록 모두 불가하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런데도 음성군은 두 업체로부터 2024년 4월과 7월에 각각 허위로 작성한 서류를 받고선 변경등록 신청을 수리해 영업활동을 할 기회를 열어줬다. 음성군은 이후 두 업체의 제품 설계가 무단으로 변경됐다는 민원을 접수했지만 설계서의 양이 너무 많고 내용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검토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 판매·유통됐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20년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벽돌제조업체가 허위로 제출한 환경표지 인증 신청 서류를 검토한 뒤 승인 처리했고 2022년에는 연장 신청도 받아줬다. 또한 기술원은 2023년 업체에 대한 현장조사와 서류검토를 하며 재생원료 사용 실적(130t)이 실제 벽돌 제조에 쓰이는 양(277t)에 못 미치는데도 인증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처리했다. 덕분에 그 업체는 제품에 ‘친환경’ 로고를 붙일 수 있었다. 조달청은 기술원의 친환경 인증을 믿고 해당 업체의 고강도 친환경 점토벽돌을 우수 조달품목으로 지정했고, 업체 측은 2020∼2024년 162개 기관의 공사 407건에 약 8400만원 상당의 벽돌을 납품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홍성·음성군에 각각 관련자에 대한 주의 요구 및 경징계 이상 처분 등을 통보했다. 기술원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업무 처리를 하라고 주의 요구를 하고, 문제가 된 업체에 대해선 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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