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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와인 ‘병갈이’로 빼돌린 세관 직원… 법원, 구속영장 발부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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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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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류된 고가 와인들 ‘브로커’에 빼돌려
거래 틀어지자 브로커가 경찰에 제보
법원 “증거 인멸과 도망 염려 있다”

압류한 ‘밀수품 고가 와인’을 빼돌려 암시장 브로커에게서 수천만원대 뒷돈을 챙긴 세관 직원들이 구속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및 뇌물 등 혐의를 받는 세관 직원 A씨와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 등은 서울 세관 조사국에서 밀수 관련 정보 수집 및 조사 총괄 등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뉴시스

이들은 밀수품 중 고가의 와인을 몰래 빼돌려 암시장 브로커에게 넘겨주고, 이에 대한 대가로 수천만원대의 ‘수고비’를 챙기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료품에 해당하는 밀수품은 보관상 문제로 별도의 공매 없이 폐기되는 제도상 허점을 이용해 ‘병갈이’ 방식으로 와인을 바꿔치려고 한 것이다.

 

와인을 구매해줄 암시장 ‘브로커’를 찾은 A씨 등은 압류된 고가 와인을 빼돌리기 위한 로비를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2023년 8월 3000만원가량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12월에는 4000만원 상당 금품을 브로커에게 추가로 요구했지만, 이 돈은 실제 넘겨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범행은 당초 계획했던 거래가 세관 측 사정으로 무산되면서 밝혀졌다. A씨 등은 압수된 와인 400여병 가운데 시가 5억원 상당 고가 와인 88병을 브로커에게 넘길 예정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대다수가 공소시효 완성 등 문제로 반환되면서 ‘거래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그런데도 4000만원을 요구하며 압류된 와인을 한 병도 넘기지 않자 앙심을 품은 브로커가 사건을 경찰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A씨 등의 금품 수수·요구가 직무와 관련해 부당한 일을 한 대가에 해당한다고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로비 대행 명목으로 수수한 3000만원은 직무 관련 업무가 아닌 단순 알선의 대가라고 보고 알선수재 혐의로 죄명을 변경해 영장을 청구했다. 4000만원에 대해서는 뇌물 요구 혐의를 적용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구속된 A씨 등을 추가 조사해 혐의를 보강한 뒤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금품 공여자인 브로커는 영장 청구 단계에서 피의자로 입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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