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아무 때나 못 사요”…버거 1000원·빵 1400원의 조건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전 제품 인하 대신 저가 신상품·한정 행사로 소비자 공략
월말 선착순 50명 버거 1000원…빵집엔 1000원대 제품
배민 밤 8시·요기요 9시 이후 마감할인…남은 재고도 매출로

버거 한 개 1000원, 빵 한 개 1400원. 고물가 시대에는 보기 드문 가격이지만 누구나 언제든 살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정해진 날 일찍 매장을 찾거나 별도로 출시된 저가 제품을 골라야 한다. 저녁 늦게 배달앱을 열어 남은 재고를 찾아야 할 때도 있다.

 

외식업계가 특정 시간과 수량에만 가격을 낮추는 한정 할인과 1000원대 저가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pexels
외식업계가 특정 시간과 수량에만 가격을 낮추는 한정 할인과 1000원대 저가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pexels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메뉴판 전체의 가격을 내리기보다 상품과 날짜, 시간, 수량에 조건을 붙여 일부 가격만 낮추는 방식이다. 정가는 유지하면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까지 붙잡으려는 계산이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4월 상승률 2.6%보다 0.5%포인트 확대됐다.

 

음식 및 숙박 물가도 1년 전보다 2.7% 상승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는 낮지만 이미 여러 차례 오른 외식 메뉴 가격은 소비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식품업체들은 기존 제품 가격을 일괄적으로 내리는 대신 저가 신상품을 따로 내놓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최근 ‘페퍼로니 피자빵’과 ‘바질콘 피자빵’, ‘감자 크로켓’을 권장가 1900원에 출시했다. ‘멕시칸 소시지 페스츄리’의 권장가는 1400원이다.

 

기존에 판매하던 빵의 가격을 낮춘 것은 아니다. 간식이나 가벼운 식사를 찾는 소비자가 부담 없이 집어 들 수 있도록 1000원대 상품군을 추가했다. 권장가 제품이어서 실제 판매가는 매장별로 차이가 날 수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모든 제품에 가격 인하 부담을 지지 않고도 ‘싼 빵’을 찾는 손님을 끌어올 수 있다. 소비자는 가게 전체가 저렴해진 것은 아니지만 선택지 하나를 더 얻게 된다.

 

특정 날짜와 수량을 정해 놓은 할인도 늘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버거는 지난 3월부터 매월 마지막 날 ‘어메이징 NBB 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 메뉴와 가격, 운영 시간은 회차별로 달라진다.

 

첫 행사였던 지난 3월31일에는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행사 매장별 선착순 50명에게 정상가 2500원의 ‘어메이징 불고기’를 1000원에 판매했다.

 

4월30일에는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NBB 어메이징 더블’을 1900원에 내놨다. 당시 정상가 4500원보다 58% 낮은 가격이었다. 준비된 물량이 소진되면 행사는 끝나고 이후에는 정상가가 적용됐다.

 

같은 매장에서 같은 버거를 사더라도 행사 날짜를 알고 제시간에 도착했는지에 따라 지불하는 가격이 달라지는 셈이다.

 

저가 메뉴 판매량도 늘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어메이징 더블’과 ‘어메이징 더블 치즈’, ‘어메이징 더블 살사’ 등 4000원대 제품 3종의 지난 5월 판매량은 30만개를 넘었다. 올해 1분기 월평균보다 21% 증가했다.

 

지난해 5월부터 차례로 출시된 ‘어메이징’ 시리즈 4종은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했다. 올해 2월 출시한 ‘어메이징 불고기’도 3개월 만에 50만개 이상 판매됐다.

 

전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기보다 저가 메뉴와 짧은 할인 행사를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의 ‘가성비’ 이미지를 만드는 전략이다.

 

시간에 따라 가격을 낮추는 방식은 배달앱으로도 옮겨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6월15일부터 ‘미판매 식품 마감할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기한이 임박했거나 당일 팔리지 않은 식품 정보를 앱과 웹에 올려 할인 판매하는 사업이다.

 

배달의민족은 오후 8시부터 참여 매장의 영업 종료 시각까지 픽업 서비스 안에서 마감할인 상품을 보여준다. 할인율은 정상가 대비 20% 이상이다. 서비스 지역과 참여 매장은 제한돼 있으며 재고가 없으면 상품도 노출되지 않는다.

 

요기요는 오후 9시 이후 ‘할인랭킹’에서 마감할인 전용 상품을 노출한다. 이곳에서도 정상가보다 20% 이상 저렴한 제품을 판매한다.

 

쿠팡이츠는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마감할인 상품을 노출한다. 할인 폭은 참여 매장이 정한다. 앱별 운영 시간과 주문·수령 방식, 참여 매장은 서로 다르다.

 

뚜레쥬르 운영사 CJ푸드빌과 파리바게뜨 운영사 파리크라상도 정부의 마감할인 사업 협약에 참여했다. 다만 모든 가맹점과 앱에서 곧바로 할인 상품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여 매장과 적용 지역은 앱별로 순차 확대된다.

 

매장은 당일 팔리지 않은 빵과 음식을 폐기하는 대신 할인 상품으로 돌릴 수 있다. 소비자는 늦은 시간에 재고가 남은 매장을 찾아 정가보다 싸게 산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 해 발생하는 음식물류폐기물은 약 500만t이다. 사업의 우선 목적은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는 데 있다. 외식업체에는 판매하지 못하면 폐기해야 할 상품을 매출로 바꿀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

 

상품과 시간, 수량을 쪼개 가격을 낮추는 배경에는 높아진 외식비가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의 최근 공개값을 보면 서울 지역 냉면 한 그릇 평균가격은 1만2615원이다. 삼겹살은 200g 환산 기준 2만1321원이다.

 

4인 가족이 삼겹살 800g과 냉면 네 그릇을 주문한다고 단순 계산하면 13만5744원이 든다. 술과 음료, 추가 고기값은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

 

서울 지역 비빔밥 평균가격은 1만1769원, 칼국수는 1만38원이다. 김밥 한 줄도 3800원이다. 한 끼 가격이 오를수록 소비자는 메뉴뿐 아니라 할인 날짜와 시간까지 따지게 된다.

 

최근의 할인은 모든 손님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해진 날 일찍 줄을 서거나, 늦은 시간에 앱을 열거나, 따로 마련된 저가 제품을 골라야 한다.

 

업체는 할인 대상과 수량을 좁혀 비용 부담을 줄인다. 정가를 유지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찾는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다. 남는 재고를 할인하면 폐기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소비자에게도 실익은 있다. 날짜와 시간, 수량 조건을 맞추면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행사 정보를 모르거나 시간과 지역이 맞지 않으면 기존 가격을 내야 한다.

 

메뉴판 전체가 싸진 것은 아니다. 대신 싸게 살 수 있는 상품과 시간, 조건이 늘었다. 고물가 시대의 할인 경쟁이 ‘얼마나 싸게 파느냐’에서 ‘누구에게 언제 싸게 파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오피니언

포토

안유진, 언제까지 예뻐질꺼야…청초한 비주얼 '감탄'
  • 안유진, 언제까지 예뻐질꺼야…청초한 비주얼 '감탄'
  • 손예진, 우아한 분위기
  • 권은비, 블랙 미니드레스 자태 공개…시크한 비주얼
  • 고윤정, 역시 모태 미인…비즈 드레스 입고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