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소속, 李정부 기조 뒷받침 의지
野는 지역 현안·기존 성과 앞세워
민선 9기 지방자치단체가 1일 닻을 올렸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장들은 일제히 ‘민생’을 외치면서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특히 대한민국 최초의 광역자치단체 행정통합 모델이자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세계일보가 이날 전국 16개 시·도지사의 취임사 전문을 분석한 결과 ‘시민’과 ‘도민’을 제외하고 공통적으로 두드러진 키워드는 ‘성장’이었다. 16명의 시·도지사 취임사에서 ‘성장’은 모두 116회 등장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어 ‘미래’(114회), ‘삶’(110회), ‘산업’(101회), ‘청년’(71회) 등의 순이었다. 민선 9기 광역단체장들은 임기 첫날 메시지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미래 먹거리 확보, 청년 지원을 시·도정 핵심 화두로 삼은 셈이다.
이들 모두 민생을 출발점으로 삼았지만 소속 정당에 따라 접근 방식은 미세한 차이를 보였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은 ‘인공지능(AI) 대전환(AX)’과 균형 성장, 재정 혁신, 시민 참여, 포용을 주로 다루며 이재명정부의 지역주도 성장 기조를 지방정부 차원에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민주당 단체장 취임사 곳곳에서는 정부의 균형성장 노선에 발맞추려는 메시지가 읽혔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충남을 “대한민국 AI 수도”로 만들겠다고 밝혔고,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대한민국 국가운영 방식의 대전환”으로 규정했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행정수도 완성”을, 이원택 전북도지사는 국회와 정부, 전북도정이 맞물려 돌아가는 ‘원팀 시너지’를 강조했다.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은 지역별 현안과 기존 시정·도정 성과를 앞세웠다. 이들의 취임사에서는 ‘산업’이 29회로 가장 많이 등장했고 이어 ‘청년’(28회), ‘미래’(24회), ‘삶’(23회) 순이었다. ‘주거·주택·집’ 등 주거 관련 표현도 19회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공급 확대와 청년 지원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취임사에서 “집 걱정을 덜어드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민생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이 정부·여당의 취약한 고리로 지목되는 만큼 이를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행정통합과 주거, 교통, 기업 유치 등 핵심 사업 상당수를 추진하려면 중앙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은 견제와 실용 사이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취임사에서 드러난 기조는 주요 단체장들의 첫 결재와 지시사항에서도 이어졌다. 우상호 강원도지사는 ‘AI 데이터센터 추진단 구성’을 1호 결재로 서명했다. 우 지사의 1호 공약인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본격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원택 전북도지사는 ‘간부회의 생중계 추진 계획’을 1호 결재로 처리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전 생애 체감형 5대 복지 프로젝트 추진’을 1호로 지시하며 “어려운 지역 상권과 취약계층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민생 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원은 “새 집행부 출범 첫날 취임사와 1호 결재는 주민들에게 공약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메시지”라며 “정치가 적대적 공생관계로 흐르는 가운데 지방정부에서는 민생과 경제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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