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교사·학생 사과방문 불발
방송 취소… SNS에선 신상 노출
선수들 대입·프로 진출 치명타
“여론 휩쓸린 과잉 징계” 비판도
“무차별적 분노·처벌 경계해야”
고교야구 대회에서 불거진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5·18 폄훼성 응원’ 사태가 스포츠공정위원회의 ‘6개월 출전정지’라는 초강수 중징계로 이어지며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사실상 고교 선수들의 프로 진출 경로가 막히는 것이어서, 교육계 등에선 징계 실효성과 정당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청소년 개인을 향한 마녀사냥식 비방으로만 소비되는 현상을 경계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일 교육계와 체육계에 따르면 배재고 야구부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중징계 처분에 따라 사실상 올 시즌 모든 주요 대회에 발이 묶이게 됐다. 당장 2일 청룡기 2회전이 몰수패 처리되는 것을 시작으로 대통령배(7월), 봉황대기(8월), 전국체전(10월)까지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고교야구, 특히 대입과 프로 드래프트를 눈앞에 둔 3학년 선수들에게는 진학 및 프로 진출에 치명타를 입게 된 셈이다. 여기에 선수들은 공정위의 선수 개인에 대한 징계 처분과 학내 생활교육위 처분까지 추가로 받게 될 전망이다.
교육계 안팎에선 질타와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는 상태다.
배재고 교직원과 야구부 소속 학생·학부모는 이날 광주제일고(광주일고)를 직접 찾아 사과하려 했으나, 광주일고 측이 “학생들이 사과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거절해 불발됐다. 여기에 최교진 교육부 장관까지 나서 “왜곡된 역사인식과 지역 비하성 응원은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왜곡된 역사인식으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를 하는 건 엘리트 선수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질책했다. 배재고 야구부가 출연할 예정이던 예능 프로그램 ‘불꽃야구2’ 편도 불방이 확정됐다. 현재 온라인상에는 배재고 선수들의 신상 정보가 노출되는 등 무차별적인 비방이 난무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학내 처벌을 넘어 학생 선수들을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가혹한 처사라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징계 수위가 미래 진학을 완전히 가로막아 교육적 목적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중징계를 예상했지만 여론에 휩쓸려 과도한 처분이 내려진 측면이 있다”며 “사회적 경종을 울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번 결정에는 최소한의 계도나 교육적 목적이 전혀 보이지 않아 씁쓸하다”고 했다. 야구하는 자녀를 둔 정모씨는 “출전정지 6개월은 당장 진학을 앞둔 고3 학생선수들에게는 인생이 바뀌는 일”이라며 “아이들 미래를 생각해서 잘못했지만 처벌보다는 진심으로 반성할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징계가 너무 과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아이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분노와 처벌로만 소비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기성세대의 분열과 혐오 정서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오락성 콘텐츠처럼 아이들에게 증폭돼 흘러들어 가는 것이 근본적 문제”라며 “비방과 혐오로 맞대응하기보다 대책과 재발 방지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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