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30일 호남권에 기업들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 “역사적으로 누적된 투자량을 비교한다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하다는 점을 모두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 이튿날인 이날 광주도 직접 찾아 서남권 지역에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기업인들을 격려하며 총력 지원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①李 “호남권 투자, 누적 투자량과 비교하면 ‘조족지혈’”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호남권이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배제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기업 투자가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게 모두 대한민국의 전체적인 발전, 또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매우 다행스러운 결과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어디서 자료를 보니까, 영남지역의 인구가 1300만, 호남지역의 인구가 500만정도 된다고 하는 것 같다. 해방 이후에는 호남지역 인구가 훨씬 더 많았다고 한다”며 “다 지나간 과거의 일이긴 하지만 현실의 결과에 남아 있기도 한 아픈 과거인데, 영호남 차별이 있었던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걸 어거지로 교정할 수는 없었는데, 마침 이 새로운 환경이 그 불균형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호남이 배제와 차별을 통해서 그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측면이 있다. 장기간 방치되고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오히려 용수나 전력, 또는 용지, 토지가 잘 관리·보존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걸(호남권 투자) 갖고 지역 차별 운운하는 경우도 있긴 한 것 같다”며 “지금 이 사안 자체만 보면 호남지역의 투자가 조금 많은 게 사실이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누적된 투자량을 비교한다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라고 짚었다.
②李대통령 “재임 기간 가장 보람 있는 일”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선 “약무호남 시무국가(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말을 직접 언급하며,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호남을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새 성장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투자가 특정 지역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수도권 중심 산업 구조를 바꾸고 호남을 첨단산업 거점으로 키우는 국가 전략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회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투자로 첨단 반도체 생산 역량이 획기적으로 확충되는 점을 언급하며 “제가 대통령을 1년 조금 넘게 재임했는데 여러 가지 보람 있는 일이 있었지만 정부의 정책을 잘 조정해서 이런 환경을 만들어내고 기업의 결단을 이끌어낸 이 일이 가장 보람이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저로서는 참으로 기쁘고 의미 있는 날”이라고도 했다. 이날 축사는 애초에 준비해 온 원고를 읽는 대신 즉흥 발언 형태로 이뤄졌다.
기업들을 향해선 ‘확실한 뒷받침’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에서 재정 지원이든지 인프라 구축이든지 거주·교육, 문화·보건 여건이든지 최대로 잘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또 “지방정부만 다 책임져라(라고)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에 (기업인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실 수 있도록 좋게 말하면 유도, 좀 심하게 얘기하면 유인(을 했다)”이라며 “억압, 강요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③李 “호남, 배제되고 소외돼 왔지만 민주주의 지켜와”
이 대통령은 보고회에서 “(한국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 민주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많은 국민들의 노력의 결과이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호남의 노력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며 “배제되고 서럽고 소외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왔다. 그 결과가 대한민국이 산업화에 이어서 민주화를 이뤄내고 또 전 세계적인 모범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합리적 경제 활동의 토대를 만들어서 우리 기업인들이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게 됐던 것”이라고 역설했다.
행사에 앞서 이 대통령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과 함께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SK그룹 전시 부스도 관람했다. 부스에는 서버용 D램, 고대역폭 메모리(HBM), AI 데이터센터용 스토리지 등 주요 반도체 기술이 전시됐다. 이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후에는 서남권 산업단지 후보지와 해상풍력 발전단지 등을 헬기로 시찰했다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일에는 충남 아산에서, 3일에는 경남 진주에서 각각 충청권·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주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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