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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60대 여성 살인 사건’ 20일째…가짜 용의자 사진 확산·진범은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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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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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조작 추정 가짜 용의자 사진 소셜미디어(SNS)에나돌아
경남 통영 한 주택가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하고 달아난 용의자 모습이 담긴 수사 전단. 사진=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경남 통영 한 주택가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하고 달아난 용의자 모습이 담긴 수사 전단. 사진=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경남 통영시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피살 사건이 20일째 미궁에 빠졌다. 경찰의 용의자 추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소셜미디어(SNS)에는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짜 용의자 사진이 유포되고 있다. 근거 없는 외국인 혐오 등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 범인 추적 난항 속 교착 상태 빠진 수사

 

29일 경찰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10일 새벽 통영시 도산면 원산리의 한 단독주택에서 발생했다.

 

사건 당시 안방에서 취침 중이던 A씨는 외부에서 침입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가해자는 범행 직후 집 내부에 있던 손가방 등 금품을 탈취해 도주했다.

 

동일한 시각 본채와 분리된 별채에서 잠을 자던 A씨의 남편은 화를 면했다. 남편은 당일 오전 6시 34분쯤 숨진 A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전직 농협 임원의 배우자로 알려진 A씨는 외부 침입 방어에 취약한 농촌 지역 단독주택의 구조적 한계와 분리된 수면 환경으로 인해 무방비 상태로 범행 표적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통영경찰서는 주택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거쳐 용의자를 30대에서 40대 사이의 남성으로 추정했다.

 

영상 속 남성은 야구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복면을 착용해 눈을 제외한 안면 전체를 철저히 은폐한 상태였다.

 

또한 지문 등 물리적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착용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사전 계획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이를 단순 절도가 아닌 강도살인 혐의로 규정하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하지만 심야 어둠을 틈탄 범행이라는 점과 주택 외부 도주 경로를 특정할 단서나 영상이 부족해 수사는 교착 상태다.

 

경찰은 사건 발생 20일째에 이르도록 용의자의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 SNS 오른 가짜 용의자 사진, 경찰의 반박

 

용의자 검거가 지연되는 틈을 타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 플랫폼을 중심으로 통영 강도살인 사건의 범인이라며 특정 남성의 얼굴 사진이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

 

복면과 모자를 착용한 건장한 체격의 남성으로 묘사되며 눈매와 눈썹 그리고 눈썹뼈 등이 선명하게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경찰의 사실 확인 결과 해당 이미지는 AI 등 이미지 편집 도구를 활용해 조작된 가짜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영상 자료에는 용의자 안면 상단부가 명확히 식별되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SNS에 떠도는 사진이 경찰에서 제공하거나 확보한 사진이 아니며 증거로 활용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안은 수사 중이라 밝히기 어렵지만 신속하게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가짜 정보가 촉발한 확증 편향과 제노포비아 우려

 

심각한 문제는 조작된 사진이 뚜렷한 근거 없는 외국인 혐오 정서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사진이 게시된 계정의 댓글 창에는 범인이 외국인 같다거나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로 보인다는 등 특정 대상을 표적으로 삼은 추측성 발언이 줄을 잇고 있다.

 

범죄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확인 정보의 확산이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강력 범죄의 수사가 진전이 없을 때 막연하게 추측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불확실성에 기반한 확신, 즉 확증 편향을 낳는다”며 “가짜 사진을 두고 외국인 같다고 유추하는 행동만으로도 외국인 전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증오감을 심어주는 포비아 현상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 지역사회 불안감 고조와 지자체의 긴급 대응

 

미제 사건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통영 지역사회의 치안 불안감 역시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야간 통행에 대한 공포를 호소하는 게시물이 연일 올라오는 실정이다.

 

이에 통영시는 극도의 불안 증세를 겪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심리 지원 서비스를 가동하고 다음 달까지 범죄 발생 지역 일대에 방범용 카메라를 대폭 확충하기로 결정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심리 지원과 안전 인프라 확충으로 주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농어촌 치안 사각지대 노출과 수사 장기화 요인

 

한편 농어촌 지역에 위치한 단독주택은 도심 아파트 단지와 비교해 사설 보안 시스템이나 공공 폐쇄회로 카메라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침입 범죄 발생 시 도주 경로가 야산이나 해안도로와 인접할 경우 물리적 추적이 어려워 초기 검거율이 늦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경찰청 범죄 통계 기조를 분석해보면 인구 밀도가 낮고 방범 인프라가 취약한 농어촌 외곽 지역의 강력범죄 초기 48시간 내 검거율은 도심 대비 현저히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사건 역시 도심 외곽이라는 지리적 환경과 범인의 철저한 증거 은폐 수법이 결합하며 수사 장기화의 핵심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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