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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는 바보가 됐습니다”…붉은악마의 피눈물, 정몽규·홍명보에 ‘최후통첩’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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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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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뿔난 붉은악마 “축구계 영원히 떠나라” 초강경 성명
홍명보 사퇴에도 비판 여론 확산…정치권까지 ‘축구계 카르텔’ 정조준
월드컵 참패 후폭풍…대한축구협회 책임론으로 번진다
“끝까지 믿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바보가 됐습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직후 대한축구협회(KFA)와 홍명보 감독을 겨냥한 초강도 성명을 발표했다. 끝까지 대표팀을 믿고 응원을 보냈지만 또 한 번의 실패가 반복됐다며 “홍명보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계를 영원히 떠나야 한다”고 공개 요구했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붉은악마는 29일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서 “야유 대신 응원을 보내달라던 선수들의 호소에 광화문 거리에서, 멕시코 현장에서 간절한 진심을 바쳤다”며 “우리는 결국 바보가 됐다”고 씁쓸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우리가 분노하는 것은 단순히 한 경기를 못해서가 아니다”라며 “만약 자신의 과거 실패를 세탁하기 위해 우리의 진심을 도구로 삼았다면 자신을 살리기 위해 대한민국 축구를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붉은악마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죄와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궤변으로 축구팬을 유린했다”면서 “홍 감독은 더 이상 대한민국 축구인으로 남아서는 안 되며 축구계를 영원히 떠나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후부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한민국 축구를 좀먹는 적폐들이 사라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히며 대한축구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문제 제기도 이어갔다.

 

대표팀 공식 서포터스가 월드컵 직후 감독의 사퇴를 넘어 ‘축구계를 떠나라’고 공개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던 한국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A조에서 체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쟁했지만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에 머물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과 이강인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과 이강인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뉴스1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앞세워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면서 홍 감독을 향한 책임론은 급속히 확산됐다.

 

결국 홍 감독은 이날 대표팀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홍 감독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선수를 선택할 때도,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대한민국 축구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을 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홍 감독의 사퇴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던 홍 감독은 12년 만에 다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섰지만 이번에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두 차례 월드컵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기면서 대표팀 운영과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비판도 커지고 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8일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홍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이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사포판=연합뉴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8일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홍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이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사포판=연합뉴스

후폭풍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감독의 전술 부재와 독선적 밀실 행정으로 점철된 대한축구협회, ‘내 편 밀어주기’가 만연한 축구계 카르텔까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며 “한국 축구대표팀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나 홍명보 감독 등 일부의 사유물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능력보다 파벌을 중시하고, 투명성보다 주먹구구식 의사결정 과정을 숨기는 데 몰두하는 조직에서는 참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점에서 대한축구협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닮은꼴”이라고 지적했다.

 

월드컵 탈락으로 시작된 책임론은 홍 감독의 사퇴를 넘어 대한축구협회의 구조적 문제와 운영 방식 전반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대표팀 공식 서포터스의 강경 성명과 정치권의 비판까지 이어지면서 한국 축구를 둘러싼 후폭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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