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선박 드론 공격에
美, 즉각 보복 공습 → 이란 재반격
이란 “해협, 우리 책임” 통제 노골화
‘MOU 모호성이 화 키워’ 지적도
이스라엘은 또 레바논 남부 타격
美서 평화합의 하루 만에 어그러져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일주일여 만에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폭발했다. 해협 통제권 강화를 밀어붙인 이란이 선박을 공격하자 미국은 이를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즉각 보복 공습에 나섰고, 이란이 다시 반격하며 이틀 연속 무력 공방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군사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가까스로 이어오던 대화 국면도 다시 흔들리는 양상이다.
28일(현지시간) 이란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와 바레인 살만항의 미 해군 제5함대 기지 등 미군 주요 인프라 시설 8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IRGC는 이번 공격이 “미국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며 “미국이 MOU를 계속 위반할 경우 모든 외교 절차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이란 외무부도 규탄 성명을 내고 “유엔 헌장과 종전 MOU를 위반했다”며 “약속을 어기는 것이 미국의 본성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란 공격에 따른 주요 시설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쿠웨이트군은 이날 엑스(X)에 방공망으로 적대적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의 직접적 불씨는 지난 25일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선박 공격이었다. 오만 해안 인근에서 해협을 지나던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 사건 몇 시간 전 IRGC 해군이 “이란이 지정하지 않은 항로로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만큼 공격 주체가 이란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미군은 다음날부터 이란 남부를 공습하며 즉각적인 보복에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는 27일 성명에서 “이란의 정찰 인프라, 통신 시스템, 방공기지, 드론 저장시설 등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5일 선박 공격 이후 이란에 휴전 합의를 준수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이날(27일) 오전 키쿠호를 향해 공격용 드론을 발사하면서 스스로 그 기회를 거부했다”면서 이틀 연속 공습의 이유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군의 이란 공습 사실을 직접 확인하며 “일을 군사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란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최근 절제된 언어를 사용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강경한 표현으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미국의 경고에도 이란이 주변국 미군 기지에 미사일과 드론을 날리면서 군사적 긴장은 주말 내내 계속됐다. 양측은 대화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무력 충돌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면서 실무회담은 물론 종전합의도 위태로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양측의 다음 실무회담은 이르면 29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애초 종전 MOU의 모호성이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이란과 오만이 함께 호르무즈해협의 관리 방안을 정립하기로 한 조항을 두고 CNN방송은 “이란 정부에 공식적인 호르무즈해협 관리 역할을 부여한 셈”이라고 짚었다.
실제 MOU 서명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강화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협은 전적으로 이란이 단독 책임진다”며 “간섭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이 중요한 수로의 재개방을 지연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미국 국무부에서 서명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평화합의도 하루 만에 무너졌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테러 용의자 제거 작전”이라며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를 타격한 데 이어, 레바논 남부 장기 주둔 계획을 밝혔다. 미·이란의 종전 MOU 제1항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 중단’인 만큼 이스라엘의 이런 행보는 향후 미국과 이란의 대화에도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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