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전달
총알 여덟 발이 장전된 소총은 70여년 전 전장의 시간을 그대로 품고 있었다. 안전장치조차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던 6·25전쟁 전사자의 유품이 보존처리를 거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6·25전쟁 전사자 고(故) 조도형 하사 등 5명의 유품 81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마치고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에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보존처리된 유품은 계급장과 화기류, 철모 부속품, 응급치료키트 등 전사자들이 지녔던 개인 보급품이다. 녹과 흙에 묻혀 있던 유품들은 보존처리 과정을 거치며 본래의 형태와 흔적을 일부 되찾았다. 특히 철모 부속품에는 ‘유나이티드(UNITED)’라는 각인과 당시 사용된 코팅 재료가 확인돼 제작 국가와 보급 시기가 밝혀졌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고 조영호 일병의 M1 개런드 소총이다. 최대 8발의 탄환을 장전할 수 있는 소총으로, 탄창에서 실탄 8발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안전장치도 해제되지 않은 상태였다. 긴박하고 참혹했던 전장의 순간이 70여년 만에 보존과학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센터는 현장에서 수습된 총탄과 탄피에 대해서는 비파괴 조사와 성분 분석도 지원했다.
센터는 2023년부터 국유단의 요청을 받아 3개년간 대형 화기류 등 30여건의 고난도 발굴 유품을 보존처리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7월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국유단이 체결한 업무협약(MOU)에 따른 1차 연도 사업 결과물이다. 양 기관은 장기 보관 중이던 신원 확인 전사자 유품을 우선 선별해 보존처리했다.
센터는 내년 말까지 2차 연도 사업으로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 6명의 유품과 대형 총기류 10점, 흑백사진 등 총 74점을 추가로 인수해 보존처리할 계획이다. 특히 흑백사진은 발굴 유품 중 출토 사례가 드물고 일부 사진 속 인물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향후 전사자 신원 확인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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