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의 평가 결과에 이의 제기 나서
방산업계 일각에선 ‘무의미한 시간 끌기’란 비판
HD현대중공업 옹호 여론도 나오며 ‘갑론을박’
한화오션 “기술력 뒤처지는 것 아냐” 강조
긴 갈등 끝에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를 선정하며 다시 사업이 시작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도입 사업이 다시 갈등에 휘말리는 모습이다. 경쟁에서 한화오션에 밀린 HD현대중공업이 평과 결과에 이의 제기를 하고 나서서다. 이번 이의제기를 두고 방산업계에선 의견이 갈린다. 무의미한 시간 끌기라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회사 입장에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는 게 당연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 사태로 인해 KDDX 건조가 더 이상 지연되면 안 된다는 점에선 모두가 동의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제안서 평가 결과에 불복해 방위사업청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번 평가에서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부여받은 보안감점(1.2점)이 당락을 갈랐던 만큼 해당 감점 조치에 대한 불복으로 해석된다. HD현대중공업은 기술 능력에선 한화오션에 0.6425점 앞섰지만, 보안감점으로 총점 93.3675점을 받아 한화오션(93.9542점)에 0.5867점 차로 밀렸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보안감점 연장 적용을 막아달라며 냈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자 이에 불복해 항고하기도 했다. 또한 방사청에 선정 이유를 설명하는 ‘디브리핑’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이의신청까지 더해지며 KDDX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공방이 한층 커진 모양새다.
HD현대중공업의 이의제기를 두고 업계 여론은 엇갈린다. 상당수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 전망한다. 방사청 개청 이래 디브리핑 이후 이의신청을 해서 받아들여진 전례가 없어서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의) 이의 신청은 앞서 두 차례의 가처분 신청 기각과 이에 이은 항고에 연장선상으로 보인다”며 “시선에 따라 시간 끌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HD현대중공업을 옹호하는 주장도 만만찮다. 점수 차이가 간발의 차였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단행할 수밖에 없단 논리다. 보안감점 점수 이상으로 한화가 앞섰다면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도 할말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보안감점이 당락을 갈랐기 때문에,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이라며 “회사로선 희망이 있다면 동원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기술력’을 가지고 장외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을 옹호하는 측에서 기술력이 앞선 회사가 제도적인 이유로 탈락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면서다. 앞서 회사 측도 “기술 점수에서 크게 앞섰음에도 선정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주장에 한화오션은 반발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KDDX는 방위사업청이 정한 평가체계에 따라 기술능력, 비용, 가·감점 요소를 종합해 국가 핵심전력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체를 판단하는 절차”라며 “기술점수에서 일부 앞섰다는 주장을 하더라도, 그것이 곧 KDDX 사업 수행역량에서 월등하게 우위에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알려진 점수 차이도 고득점 업체 간의 제한적 차이에 불과하며, 기술점수 일부 우위를 전체 평가 결과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방위사업 평가제도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방사청은 후속 절차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다음 달 말 또는 8월 초 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다. KDDX는 총 7조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6천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사업이다.
함정 건조 사업은 통상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는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각각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맡았다. 당초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후 2024년부터 상세설계·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두 업체 간 경쟁 과열로 방사청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사업이 2년가량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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