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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 맥주, 단 음료까지”…췌장에 더 위험한 습관은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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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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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5년 생존율 17.0%…진단 당시 48.5%는 원격전이
흡연은 가장 확실한 위험요인…과음은 급·만성 췌장염 불러
야식·당류가 직접 원인은 아냐…비만·당뇨 경로로 위험 높여

“치킨에 맥주, 단 음료까지…”

 

치킨과 맥주, 단 음료를 함께 먹는 야식이 반복되면 과식과 체중 증가, 혈당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정 음식 한두 번보다 장기간 이어지는 생활습관이 췌장 건강에 더 큰 영향을 준다. 게티이미지뱅크
치킨과 맥주, 단 음료를 함께 먹는 야식이 반복되면 과식과 체중 증가, 혈당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정 음식 한두 번보다 장기간 이어지는 생활습관이 췌장 건강에 더 큰 영향을 준다. 게티이미지뱅크

퇴근 뒤 치킨과 맥주를 주문하고 식사를 마치면 단 음료로 입가심한다. 한두 번의 야식이 췌장을 망가뜨리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과음과 과식, 체중 증가, 혈당 악화가 오랫동안 반복되는 생활이다.

 

췌장은 음식물을 분해하는 소화효소를 분비하고,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만들어 혈당을 조절한다. 몸속 깊숙한 곳에 있어 이상이 생겨도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4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2026년 1월 발표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2023년 췌장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17.0%였다.

 

진단 당시 암이 췌장에만 머문 ‘국한’ 단계였던 환자는 16.0%에 불과했다. 반면 다른 장기로 퍼진 ‘원격전이’ 상태에서 발견된 환자는 48.5%에 달했다. 국한 단계의 5년 상대생존율은 47.8%였지만 원격전이 단계에서는 2.4%로 떨어졌다.

 

특정 음식을 먹었다고 췌장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흡연과 당뇨병, 만성 췌장염, 가족력, 연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식생활 역시 음식 하나보다 과음과 과식, 비만과 혈당 악화가 장기간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담배, 췌장암 예방 위해 가장 먼저 끊어야

 

식습관에 신경을 쓰면서도 흡연을 계속한다면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을 그대로 두는 셈이다.

 

국가암정보센터는 담배를 현재까지 알려진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꼽는다. 담배 속 발암물질이 혈액을 타고 췌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연 뒤 위험이 곧바로 비흡연자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 오랫동안 담배를 피웠다면 끊은 뒤에도 일정 기간 위험이 남는다. 야식과 단 음료를 줄이는 것보다 금연을 먼저 강조해야 하는 이유다.

 

흡연은 췌장염에도 좋지 않다. 췌장염 환자가 담배를 계속 피우면 급성 염증이 만성 췌장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췌장암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술로 푸는 스트레스…췌장염 위험 높인다

 

과음은 급성·만성 췌장염의 주요 원인이다. 물론 급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담석이다. 모든 췌장염을 술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장기간 많은 술을 마시면 췌장에 염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염증이 반복돼 만성 췌장염으로 진행하면 정상 조직이 섬유조직으로 바뀌면서 소화효소와 인슐린을 만드는 기능도 떨어진다.

 

술을 마신 뒤 심한 윗배 통증과 구토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숙취로 넘겨서는 안 된다. 급성 췌장염의 통증은 등 쪽으로 퍼지기도 한다. 통증이 심해지거나 계속되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과음은 만성 췌장염의 원인이 되고, 만성 췌장염은 췌장암 위험을 높이는 질환이다.

 

◆밤마다 먹는 ‘고지방’ 야식…췌장엔 어떤 영향?

 

삼겹살이나 치킨을 한두 번 먹었다고 췌장이 곧바로 손상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늦은 시간마다 튀김이나 가공육, 지방이 많은 육류를 과식하는 습관이 반복될 때다.

 

섭취 열량이 늘면서 체중이 불기 쉽고 혈중 중성지방도 높아질 수 있다. 중성지방 수치가 매우 높은 고중성지방혈증은 급성 췌장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비만과 당뇨병도 췌장암 발생과 관련해 거론되는 위험요인이다.

 

췌장을 지키기 위해 지방을 모두 끊을 필요는 없다. 튀긴 음식과 가공육을 자주 먹지 않고 생선과 콩, 채소 등을 고루 섭취하는 편이 낫다. 무엇을 먹느냐만큼 한꺼번에 얼마나 많이 먹는지도 중요하다.

 

◆물 대신 마시는 단 음료…체중·혈당 관리 흔든다

 

탄산음료와 과일음료, 시럽을 넣은 커피에는 많은 당류가 들어갈 수 있다. 액체 형태의 당류는 포만감이 크지 않아 식사 열량에 음료 열량까지 더하기 쉽다.

 

단 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은 체중 증가와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고 인슐린 분비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혈당이 올라가는 질환이다.

 

단 음료와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가 반복되면 체중과 혈당 관리가 어려워진다. 음료는 물이나 무가당 차를 기본으로 하고, 탄수화물은 채소와 단백질 식품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국밥이 췌장 망친다’는 속설…진짜 조심할 건 나트륨·식사 속도

 

국에 밥을 말아 먹는다고 소화효소가 묽어지거나 췌장이 더 많은 효소를 분비해 손상된다는 주장은 의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음식에 수분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췌장이 망가지는 것도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국물을 많이 먹을수록 나트륨 섭취가 늘기 쉽고, 밥을 충분히 씹지 않은 채 빨리 삼키면 과식과 체중 관리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밥을 말아 먹는 행위 자체를 췌장 질환의 원인으로 볼 필요는 없다. 국물은 적게 먹고, 전체 식사량과 식사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

 

흡연과 과음은 췌장암과 췌장염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생활습관이다. 췌장 건강을 지키려면 금연과 절주, 적정 체중 유지와 혈당 관리가 우선이다. ChatGPT 생성 이미지
흡연과 과음은 췌장암과 췌장염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생활습관이다. 췌장 건강을 지키려면 금연과 절주, 적정 체중 유지와 혈당 관리가 우선이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췌장암을 확실히 막아주는 음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표준 조기검진법은 아직 없다. 현재 할 수 있는 예방법은 담배를 끊고 과음을 피하며 적정 체중과 혈당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고, 명치나 등 쪽 통증이 계속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소변 색이 짙어지거나 대변이 희거나 회색으로 변하고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도 확인이 필요하다.

 

중년 이후 전에 없던 당뇨병이 갑자기 생기거나 기존 당뇨병이 뚜렷한 이유 없이 악화한 경우에도 원인을 살펴야 한다. 당뇨병이 췌장암 위험과 연관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췌장암이 혈당을 악화시키거나 당뇨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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