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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문서 가득한 곳간, 외부 상황만 탓하나”…추미애, 道政에 ‘칼바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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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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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준비위 “누적 채무 7조원 돌파, 20년 만의 지방채 발행 등 재정 파탄 위기”
취득세 2조9000억원 급감 속 ‘확장재정’ 고수한 전임 도정 의사결정 라인 조준
당선인, 예산 부서 보고 쳐내며 “부실 분석, 세출 전반과 당시 결정 경위 재보고”
민선 8기 확장재정, 李 정부 ‘소비쿠폰’ 등 서민·민생 행보 연계…평가 엇갈려

“재정 상황에 대한 보고는 다시 받겠습니다.” 

 

민선 9기 출범을 눈앞에 둔 경기도정이 재정 위기 청구서를 마주하며 인수 단계부터 긴장감에 휩싸였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도의 누적 채무가 7조원을 넘어섰다는 보고를 받은 뒤, 원인 분석 부실을 매섭게 질타하며 도 재정 현황에 대한 전면 재점검과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을 지시했다.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경기준비위)에 따르면, 추 당선인은 22일 오후 수원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도 예산 담당 공무원들로부터 재정 상황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경기도는 예정된 재정 파탄을 미리 막지 못했다”며 재보고를 명령했다.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 경기준비위 제공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 경기준비위 제공

이날 오전 김영진 경기준비위 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곳간을 열어봤더니 빚 문서만 가득하다”고 경고한 데 이어 당선인이 직접 도청 예산 라인을 강하게 몰아붙인 것이다.

 

경기준비위 분석 결과 현재 도의 누적 채무는 7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로 인해 올해 도 사업에 필요한 재정 소요액 중 3132억원이 예산안에 반영조차 되지 못하는 파행이 빚어졌다. 비상금 역할을 해야 할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가용 재원마저 1300억원 수준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도 예산 부서는 재정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지방세 수입 급감을 꼽았다. 도 전체 지방세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부동산 취득세가 2022년 11조원에서 올해 8조1000억 원으로 2조9000억 원이나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추 당선인은 이 같은 보고를 전형적인 ‘남 탓’으로 규정하며 단호하게 쳐냈다. 추 당선인은 “재정 악화의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하는데, 대외적 상황만을 원인으로 돌리고 있다”며 “오늘 보고는 기존 자료와 다를 바 없고 내용조차 부실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영진 경기준비위 부위원장이 22일 경기신보에서 정책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준비위 제공
김영진 경기준비위 부위원장이 22일 경기신보에서 정책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준비위 제공

도 안팎에선 추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이 세수 감소 폭주 속에서도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을 외치며 20년 만에 지방채까지 발행해 예산 규모를 키워온 김동연 현 지사의 ‘확장재정’ 기조를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예견된 세입 감소 속에서 브레이크 없이 긴축 대신 지출을 늘린 전임 도정의 정책을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추 당선인은 단순한 현황 파악을 넘어 세출 구조 전반의 정밀 궤도 수정을 요구했다. 그는 “현재 경기도의 모든 세부 사업과 출연금 현황 등 세출 전반을 낱낱이 분석해 보고하고, 당시 어떤 판단과 절차를 거쳐 예산이 편성됐는지 의사결정 과정도 함께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지방채 발행까지 나서며 버텨온 경기도 재정에 당선인의 고강도 압박이 시작되면서, 민선 9기 경기도정은 출범과 동시에 전방위적인 사업 재조정과 예산 가위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김 지사의 확장재정은 이재명 정부의 재정 운영과 궤를 같이해 온 것으로 진보정권의 소비쿠폰 등 서민·민생 우선 행보와 잇닿아 있어 평가는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준비위 측은 이미 가용 재원 3조5000억원 가운데 1조원이 빚으로 조달된 만큼, 향후 도정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인적·물적 재정 효율화 작업과 세제 개편 건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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