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닉 5.61% 상승해 시총 2080조
삼전 0.14%↓2066조… 14조원 차
우선주 181조 포함 땐 여전히 우위
美 ADR상장 기대감에 자금 몰려
증권가 목표주가 400만원대 상향
일각, 시총 역전 시장 과열 우려도
22일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처음 코스피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서며 25년7개월 만에 ‘왕좌’가 교체됐다. 두 종목 모두 강력한 반도체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데다, 미국 주식 예탁증서(ADR)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자금 유입이 가팔라졌다. 이 같은 시총 역전이 시장 과열의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 시총이 2080조3782억원을 기록하며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기준 1위 종목으로 올라섰다. 이날 주가가 272만8000원에서 291만9000원으로 5.61% 급등하며 종가 기준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삼성전자 시총까지 추월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500원(0.14%) 내린 35만3500원으로 장을 마쳤고, 시총 2066조6595억원을 기록하며 왕좌를 내줬다. 삼성전자가 1위에서 내려온 것은 2000년 11월21일 이후 처음이다. 다만 우선주(약 181조원)까지 더하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여전히 우위에 있다.
SK하이닉스 급등에 힘입어 코스피는 이날 62.13포인트(0.69%) 오른 9114.55를 기록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HBM 수요 급증에 ADR 기대감까지
지난해 초 17만1200원에 불과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까지 1년 반 만에 1605% 폭등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561% 오른 것과 비교하면 3배에 가까운 격차다. 약 1년 반 만에 기업가치가 16배 넘게 오른 셈이다. 올해 들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94.8%·348.4% 올라 상승률 격차가 벌어졌다.
두 종목의 주가 상승률 차이는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확대에 따른 주식시장 전반의 ‘반도체 집중’ 현상과 양사의 실적 전망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사업 비중이 높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반도체 호황의 혜택이 분산됐다는 분석이다.
중장기 실적 전망(컨센서스)의 상승폭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SK하이닉스의 매출액 컨센서스는 3개월 전 대비 38.5% 증가해 삼성전자(34.24%)를 앞섰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 ADR 상장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도 SK하이닉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ADR은 해외 투자자가 한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대신, 달러를 이용해 미국 시장에서 손쉽게 해당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발행한 대리 증권이다. ADR 상장에 성공하면 미국 반도체 및 AI 기술주 ETF에 편입돼 글로벌 투자 자금이 SK하이닉스로 직접 유입되는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시총 역전, 과열 경고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 역전 현상을 증시 과열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 펀더멘털의 뚜렷한 역전 없이 주가 급등만으로 시총 순위가 바뀔 경우, 이를 현재 강세장의 종료 신호로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2000년 닷컴버블 당시 시스코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이익 규모를 밑돌면서도 시총 1위에 오른 직후 버블이 붕괴했던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그는 “실적 기여도를 고려하면 현재 반도체 중심 상승세를 과도한 왜곡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400만원 이상으로 높여 잡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에 대해 이익 모멘텀이 지속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63만원에서 43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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