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9개 원청에 하청 1161곳 요청
실제 교섭착수 사업장 10곳 그쳐
정부, 원청 절차거부·지연 선그어
한화오션 사용자성 인정 판정에
노동부 “해석 지침과 배치 안 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이후 1161개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 439개소를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청 기업당 평균 2.6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있었던 셈인데, 고용노동부는 “일각에서 우려했던 ‘교섭 쓰나미’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노란봉투법 관련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 현황 등을 집계해 22일 발표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도 원청이 근무 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경우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3월10일 시행돼 이달 17일이 100일째였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19일까지 1161개 하청 노조가 원청 사업장 439개소를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다. 소속 노동자는 16만4000여명이며, 노조 상급단체별로는 민주노총 47.0%, 한국노총 43.6%, 미가맹 9.4% 순으로 파악됐다. 원청 기업은 민간 부문 56.7%(249개), 공공 부문 43.3%(190개)였다.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절차가 진행된 곳은 141개소 원청이며 113개소에서 판정이 났고, 사용자성이 인정된 곳은 103개소에 달한다. 다만 실제 교섭에 착수한 사업장은 인천광역시의료원 등 10곳에 그친다.
노동부는 이를 교섭 지연이라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돌입한 곳이 총 54곳으로,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일각에서 우려했던 교섭 요구의 폭발적 증가나 교섭 단위의 과도한 세분화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439개소 중 42개소는 노동위원회(노동위) 판단을 거치지 않고 자율적으로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착수했다. 나머지 256곳은 노동위 시정신청 등 별도 후속조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노동부는 “교섭이 일률적으로 지연되거나 원청이 절차를 거부하는 상황이라기보다, 선행 노동위 판단이나 노정 협의 결과 등을 지켜보는 경우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노동부 판단과 별개로 산업 현장의 불만은 여전하다.
일례로 안전 의제로 사용자성이 인정돼 교섭 테이블이 마련됐는데 하청 노조가 임금 등으로 의제를 넓힐 수 있지 않냐는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교섭장에서 우려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청 노조가 ‘원청이 교섭을 거부했다’고 주장한다면 부당노동행위 판단을 다시 받아보면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노동부는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의 한화오션 사용자성 인정 판정에 대해서도 “노동부 해석지침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중노위는 급식·세탁 등의 업무를 맡은 협력업체 웰리브지회가 한화오션과 직접 교섭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한국경영자총연합는 이 같은 판단이 노동부의 노란봉투법 해석지침과 다르다며 반발했다.
노동부는 해석지침에서 구조적 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제시한 건 ‘구내식당 협력업체에 식사 시간에 맞춰 조리·배식하도록 요구’하는 사례로 업무 시간·일정과 관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급업체의 독자성이 인정되는 영역에서 원청 사용자성 인정이 어렵다는 취지다. 노동부 관계자는 “하청 사용자 단독으로는 위험 요인 제거나 안전설비 설치 개선이 어려운 경우는 해석지침상에서도 원청 사용자성 인정의 고려 요소로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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