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인구가 적은 섬나라 골키퍼들이 잇따라 강호를 상대로 눈부신 선방쇼를 펼치고 있다. 인구 약 15만명의 퀴라소 골키퍼 엘로이 룸(37)과 인구 약 50만명의 카보베르데 수문장 보지냐(40)가 주인공이다.
룸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믿기 힘든 선방 쇼를 선보였다.
그는 경기 내내 이어진 에콰도르의 파상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무려 15차례 세이브를 기록했다. 볼 점유율 75%를 기록한 에콰도르는 유효슈팅 15개를 날렸지만 룸은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2위로 본선에 오른 에콰도르는 룸의 놀라운 반사신경과 안정적인 위치 선정에 번번이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이 났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스코어’는 경기 종료 후 룸에게 평점 10점을 부여하며 양 팀 통틀어 최고 선수로 선정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룸의 15세이브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미국과 벨기에의 16강전에서 미국 골키퍼 팀 하워드가 세운 월드컵 단일 경기 최다 세이브 기록(16개)에 단 1개 부족한 수치다.
앞서 카보베르데의 베테랑 골키퍼 보지냐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FIFA 랭킹 2위인 스페인을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스페인은 슈팅 27개를 퍼부으며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카보베르데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에 따르면 보지냐는 이날 1.46골에 달하는 기대실점(xG)을 모두 지워내며 경기 최우수선수(POTM)에 선정됐다.
다만 보지냐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무실점 방어를 하진 못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우루과이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완벽한 위치 선정으로 무력화하며 팀의 2-2 무승부를 지켜냈다. 슈팅 각도를 좁힌 보지냐의 노련함에 우루과이 공격수들의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보지냐의 어머니 아나 칸디다 에보라로 자리했다. 비자 발급과 비용 문제로 스페인전을 현장에서 보지 못했던 그는 미국 국무부와 국제축구연맹(FIFA), 카보베르데 축구협회 등의 도움으로 마이애미에 도착해 아들의 선전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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