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폴란드 총리, 대통령 겨냥 “실수가 범죄보다 나빠” 직격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젤렌스키 훈장 박탈한 대통령 조치 성토
“경제적·지정학적 측면에서 명백한 실수”
우크라, 폴란드 측 반발에도 ‘UPA=영웅’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과거사 충돌에서 비롯한 외교적 긴장이 폴란드 국내 정치의 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폴란드는 이원집정제 국가로 외교·국방 분야는 대통령, 경제 등 민생 분야는 총리가 각각 주도권을 행사한다. 현 대통령과 총리는 소속 정파가 서로 달라 전부터 종종 불협화음이 빚어지곤 했다.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왼쪽)과 도날트 투스크 총리. 이원집정제 국가인 폴란드에서 외교·국방은 국민 직선으로 뽑힌 대통령이, 경제 등 민생은 의회에서 선출된 총리가 각각 책임진다. 나브로츠키와 투스크는 소속 정파가 서로 달라 국정 운영 방향을 놓고 다투는 일이 잦다. EPA연합뉴스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왼쪽)과 도날트 투스크 총리. 이원집정제 국가인 폴란드에서 외교·국방은 국민 직선으로 뽑힌 대통령이, 경제 등 민생은 의회에서 선출된 총리가 각각 책임진다. 나브로츠키와 투스크는 소속 정파가 서로 달라 국정 운영 방향을 놓고 다투는 일이 잦다. EPA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을 강하게 성토했다. 지난 2023년 폴란드 정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수여한 ‘흰독수리 훈장’을 박탈해버린 나브로츠키의 결정은 “양국에 모두 해악을 끼칠 전략적 실수”였다는 것이다.

 

흰독수리 훈장은 폴란드 발전에 기여한 내외국인에게 주어지는 폴란드 최고 권위의 훈장이다.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엘리자베스 2세 전 영국 여왕, 폴란드 출신의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 등이 대표적 수상자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2023년 폴란드 국빈 방문 당시 흰독수리 훈장을 받았다.

 

나브로츠키가 젤렌스키의 흰독수리 훈장을 철회한 직접적 원인은 폴란드·우크라이나 간 과거사 문제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도중 폴란드 민간인들을 살해한 우크라이나 민병대, 일명 ‘우크라이나 반란군’(UPA)이 최근 우크라이나군 특수 부대의 명칭으로 채택됐다. 당시 소련(현 러시아)의 지배에서 벗어나 우크라이나를 독립국으로 만들고 싶어했던 UPA는 폴란드가 나치 독일에 패해 나라를 잃은 틈을 타 폴란드 영토 일부를 점령하고 거기에 우크라이나 국가를 세우고자 했다.

 

2차대전 기간 무려 10만명가량의 폴란드인이 UPA의 공격에 희생됐다는 것이 폴란드 역사학계의 추정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UPA의 행위를 정당한 독립 운동으로 여기며 UPA 조직원들을 영웅시한다.

 

UPA가 우크라이나군 부대의 새로운 이름이 된 직후 나브로츠키는 “터무니없다”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매우 실망스러운 조치”라고 반발했다. 폴란드 대통령실에 의해 수훈 취소 결정을 내려지고 하루 만인 20일 젤렌스키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직 대통령 3명도 그들이 받은 흰독수리 훈장을 종이 상자에 담아 바르샤바 대통령궁으로 보냈다.

 

민족주의 성향이 짙은 나브로츠키와 달리 투스크는 친(親)유럽연합(EU), 친서방 이념을 표방한다. 투스크는 나브로츠키를 겨냥해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언행은 경제적·지정학적 측면은 물론 국제사회의 평판 측면에서도 두 나라 모두에게 해악을 끼칠 전략적 실수”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가 알다시피 정치에서는 실수가 범죄보다 더 나쁘다”고 거듭 나브로츠키를 규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긴 모습. EPA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긴 모습. EPA연합뉴스

젤렌스키도 투스크를 거들고 나섰다. EU 가입을 강력히 희망하는 우크라이나는 폴란드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젤렌스키는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친구 이외에는 아무것도 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없이는 폴란드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2022년부터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의 희생 덕분에 폴란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안보를 지키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UPA에 대해서도 젤렌스키는 폴란드와 전혀 다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우리 군인들은 부대에 붙일 영웅적인 이름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며 “나는 대통령이자 최고 사령관으로서 우리 군인들을 지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오피니언

포토

고윤정, 역시 모태 미인…비즈 드레스 입고 여신 미모
  • 고윤정, 역시 모태 미인…비즈 드레스 입고 여신 미모
  • ‘구구단’ 출신 소이, 8월 결혼 발표…“끊임없이 웃고 있는 제 모습 발견”
  • 송혜교, 우아한 미모
  • 경리, 화이트룩 입고 능소화 아래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