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미상 23명에 말 혈액·동물 혈청 주입 등 실험 자행”
일본 육군이 중일전쟁(1937∼1945년) 때 사람에게 동물의 피를 주입하는 이른바 ‘이종 수혈’ 실험을 했다는 증거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전장에서 부족한 수혈용 혈액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 목적으로 중국에서 해당 실험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21일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군의학교 교관이 1940년 3월 육군이 개최한 ‘육군군진의약학연구회회의’에서 동물의 혈액을 사람에게 주입하는 실험을 반복했다고 보고한 사실이 남아있던 ‘육군군의단’ 기관지가 확인됐다.
해당 회의에는 육군성 의무국장과 다수의 군의·약제 장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1938년 가을로 기록됐으나 시행 장소는 검열로 인해 판독 불가 처리됐으며, 신원 미상의 23명에게 실험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실험 대상자를 ‘환자’로 표현했지만, 이들에게 수혈이 필요했다는 경위나 일본군 부상병임을 나타내는 기술은 없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거부 반응의 위험성이 큰 것으로 인식됐던 말 혈액의 대량 수혈이나 수술로 목의 혈류를 차단한 뒤 동물의 혈청을 주입하는 등 치료와 무관한 처치를 하는 비윤리적인 실험의 대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는 말뿐만 아니라 양, 개 등의 혈액도 사용됐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또한 적혈구의 형태가 다른 닭의 피를 주입해 체내 잔존 기간을 조사하는 실험도 실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관은 당시 “이번 사변(중일전쟁)에서 동물을 혈액 공급원으로 한 수혈 사례를 다수 경험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이종 수혈로 고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사망 사례는 없었다며, 향후 본격적인 연구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본 군부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당시 인체실험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실험 기록이 육군군의단 기관지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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