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부터는 ‘인생 3막’으로 준비해야
적절한 거리두기와 정서적 연결 필요
62세 위즈덤(가명)씨는 아들과 단둘이 살며 가정을 책임져온 워킹맘이다. 치열하게 일하며 아이를 키웠고, 다른 이의 도움 없이 아들을 장가보낼 수 있다는 것에 나름의 뿌듯함도 느꼈다.
그러나 자식의 결혼을 앞두고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유일한 버팀목처럼 여겨온 아들이 독립해 혼자 남게 될 생각만 하면 벌써부터 눈앞이 캄캄해진다.
곧 다가올 은퇴 역시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직장을 그만두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위즈덤씨는 “혼자 잘 지내보려고 악기도 배워봤지만 불안감과 우울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몸도 예전 같지 않아 모임에 나가도 재미가 없고, 최근에는 술 없이는 잠들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위즈덤씨의 상태는 5060 여성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빈둥지 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자녀가 독립한 뒤 남겨진 부모가 심리적 공허감이나 외로움, 우울감 등을 겪는 현상이다.
34년차 정신과 의사인 윤우상 밝은마음병원장은 여기에 ‘고기능 우울증’의 양상도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고기능 우울증은 겉으로는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해내지만, 내면에서는 의욕 저하와 무기력, 우울감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윤 원장은 “경미한 우울감이 있을 경우 미래를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며 “이미 심리적으로 한 단계 내려가 있는 상태라면 앞으로의 삶이 실제보다 훨씬 더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해법으로 ‘인지 전환’을 꼽았다.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다. 내가 지금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지 한 걸음 떨어져 관찰하는 ‘메타인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60대를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기로 생각하면 안 된다”며 “아들도 장가가고 이제 혼자 남았다는 식의 생각과 표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혹은 ‘이제 끝났다’는 식의 인식이 현재의 에너지와 의욕까지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원장은 60대 이후를 ‘인생 3막’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활동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과 태도를 가져야 한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헬스, 요가, 필라테스처럼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운동은 경미한 우울감을 완화하고 삶의 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아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자녀가 결혼하면 일부러 거리를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지만, 그렇다고 아들을 완전히 남처럼 여길 필요는 없다.
윤 원장은 “그동안 엄마가 아들의 호위무사였다면 이제는 아들이 엄마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며 “매일 곁에 붙잡아두라는 게 아니라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정서적 베이스캠프를 만들어두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은퇴와 자녀 독립 이후 찾아오는 외로움과 불안, 빈둥지 증후군에 대한 현실적인 심리 조언은 세계일보 유튜브 콘텐츠 <잘살아보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잘살아보세>는 부동산·노후·재테크·가족 문제 등 다양한 인생 고민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가 현실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전화 상담 콘텐츠다.
사연 신청은 QR코드와 구글폼, 세계일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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