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한옥마을 인근 자만벽화마을에서 발생한 공가 화재가 주민의 신속한 초기 대응과 비상소화장치 활용으로 큰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소방 당국은 평소 실시한 비상소화장치 사용 교육이 실제 화재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16일 전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53분쯤 전주시 완산구 교동 자만벽화마을의 한 공가에서 불이 났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15년가량 사람이 거주하지 않은 빈집이어서 주택이 밀집한 마을 특성상 자칫 인근 가옥으로 불길이 번질 경우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화재를 발견한 인근 주민 이병훈(65) 씨는 즉시 마을에 설치된 비상소화장치를 이용해 초기 진화에 나섰다. 이 씨의 아내도 곧바로 119에 신고하며 대응에 힘을 보탰다. 이 부부의 신속한 조치로 불길은 크게 확산되지 않았고, 출동한 소방대는 비상소화장치와 펌프차를 활용해 1시간10여 분가량 지난 오후 4시7분쯤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이번 화재로 인근 주택 일부에 경미한 그을음만 발생했을 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다.
이병훈 씨는 “최근 마을을 방문한 소방관에게 비상소화장치 사용법을 배운 덕분에 불길을 보자마자 교육받은 내용을 떠올리며 사용했다”고 말했다.
자만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정착해 형성된 마을이다. 2012년 녹색 둘레길 조성 사업을 통해 주택과 담장에 벽화가 그려지면서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에 소방당국은 관광객 증가에 따른 화재 위험에 대비해 이곳에 비상소화장치를 설치하고 정기적인 사용 교육을 해 왔다. 현재 전북도 내에는 이런 비상소화장치가 총 399개 설치돼 있으며,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전통시장과 산림 인접 마을, 도서 지역 등에 배치돼 있다. 화재 발생 시 주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소방차 도착 전 초기 진화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오숙 전북도소방본부장은 “주민의 관심과 용기, 그리고 평소 실시한 안전교육이 만들어낸 값진 성과”라며 “비상소화장치 교육을 확대해 도민 스스로 지역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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