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격제 등 당분간 유지할 듯
金총리 “선박 귀환 긴밀 협력 유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중동 긴장 상태가 완화하고 호르무즈해협 빗장이 풀리게 되면서 국내 원유·나프타 수급난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하지만 호르무즈해협 개방 효과를 보려면 이란이 해협에 설치한 기뢰들부터 제거해야 하는 데다 전쟁 기간 누적된 원자재 부족 등으로 공급망과 국내 유가 안정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원유선 8척과 석유제품선 6척을 포함해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한국 선박 24척이 언제까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16일 산업통상부와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동 전쟁 직후 t당 1200달러까지 치솟았던 나프타 가격은 최근 700달러대에서 움직이다 현재 500달러대로 내려왔다. 두바이유 기준 원유 가격도 지난 3월12일 배럴당 134.40달러에서 전날 78.90달러까지 떨어졌다. 산업계에서는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재개되면 원료 수급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합성수지·합성고무 등 석유화학 제품 전반에 쓰이는 핵심 원료로, 국내 공급량의 약 50%를 수입에 의존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쿠웨이트 등 호르무즈해협 부근 산유국에서 들어온다. 다만 원재료 가격 하락이 비닐봉투 등 최종 소비재 가격에 빠른 시일 내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와 석유화학 기업들이 기존 고가 원료 재고를 우선 소진해야 하는 데다 장기 도입 계약 가격과 유통 구조상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름값도 마찬가지다. 원유 도입 이후 해상운송 기간, 정유사의 정제와 유통 기간, 재고 소진 주기 등에 따라 국제 유가 하락세가 국내 유가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가 걸려서다. 국내 석유가격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호르무즈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들도 출항 채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지만 언제 안전하게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국과 이란이 선박들의 안전한 항해를 보장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하기로 했는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병대 등 무장세력이 독자적인 위협 행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본부회의를 열고 “종전 협상이 타결되었다고 하지만 호르무즈해협 통과 등 일부 주요 사안에 대해 아직까지 미국과 이란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라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관계 부처에 당부했다. 김 총리는 “무엇보다도 호르무즈해협 내에 있는 우리 선박 24척과 선원들이 대한민국으로 전원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외교부와 해수부는 관련 국가들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유지하면서 대처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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