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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MOU’에 美·이란 딴소리… “트럼프의 패배” 비판 고조 [美·이란 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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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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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료·동결자산 해제 상반된 말
美 당국자 “재건기금 MOU에 포함”
트럼프 “가짜뉴스” 내부서도 엇박자
공화서도 “美·이란 다른 주장 우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이미 전자 서명까지 마쳤다고 밝혔지만, 정작 합의문 전문은 공개되지 않으면서 내용을 둘러싼 추측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치권 안팎에서는 합의문을 공개하라는 요구와 함께 MOU를 둘러싼 비판도 커지고 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NN 인터뷰에서 “MOU는 한 페이지 반 분량의 매우 대략적인 문서(general document)”라면서 “많은 현안에 대해서는 향후 기술적 협상 단계에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OU가 구체적 이행 방안보다 원칙적 틀을 제시하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 AP연합뉴스
J D 밴스 미국 부통령. AP연합뉴스

미 고위 당국자는 현지 브리핑에서 이란 제재 완화에 더해 이란 재건을 위해 3000억달러 규모 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MOU에 포함돼 있으며,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는 MOU 합의 사항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종전 합의에도 현재 미군 병력 수준은 향후 협상기간 동안 유지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3000억달러 기금에 대해 “민주당이 퍼뜨린 가짜뉴스”라고 적어 행정부 내 엇박자를 보여줬다.

양국 정부 관계자나 매체를 통해서만 찔끔찔끔 문안이 언급되다 보니 양측이 서로 다른 언급을 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협상을 막판까지 흔들었던 호르무즈해협 통행료와 동결자산 해제 문제부터 충돌하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이 장기적으로 통행료 없이 열려야 한다는 입장이고, 이란은 서비스수수료를 미국이 인정했다고 주장한다. 미국 제재로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산을 놓고도 이란은 즉시 해제를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은 선을 긋고 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보고서에서 “전문이 공개되지 않아 어느 쪽 해석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런 상반된 해석은 협정 이행과 후속 협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합의가 사실상 미국의 패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보수 진영 강경파를 중심으로 “이란에 너무 많은 것을 내줬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엑스(X)에 “이란이 설명하는 합의 내용이 미국 협상팀의 주장과 다른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썼다. 보수 논객 에릭 에릭슨은 “트럼프는 이란에 항복했다”고 직격했고,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마크 티센도 이번 합의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2015년 이란 핵합의와 비슷하다며 이란에 재건 기금을 주는 것은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인 민주당도 “전쟁으로 무엇을 얻었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 정권은 더 급진적으로 변했고, 호르무즈해협은 더욱 이란의 통제 아래 놓였으며, 휘발유 가격도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합의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만도 지속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과 이란의 MOU를 의식하면서도 독자적 행동 의지를 굽히지 않는 모양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가 있든 없든 이란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에도 필요한 기간만큼 군대를 주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설에 대해 “우리는 파트너다. 자주 의견이 일치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관철할 것은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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