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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덕사지 인근서 ‘청석탑’ 부재 확인…폐사찰 터서 국내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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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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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륜부 부재 출토…고려시대 조형 체계 규명 ‘열쇠’
해무리굽 청자 등 고급 유물…“흥덕사지 연계 가능성 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일원에서 고려시대 고위 계층이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사찰 건물지와 함께 국내 고고학 발굴조사 역사상 폐사찰 터에서 ‘청석탑’ 부재가 확인된 첫 사례가 나왔다. ‘직지’의 탄생지인 청주 흥덕사지 인근에서 고려시대 사찰의 실체가 확인되면서 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시는 운천근린공원 조성사업 용지 내 유적 발굴조사 현장에서 고려시대 사찰 건물지와 청석탑의 핵심 부재들이 대거 출토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청석탑 상륜부(탑의 꼭대기 장식)를 구성하는 복발(엎어놓은 바리때 모양), 보륜(바퀴 모양), 수연(장식) 등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일원 유물 발굴 현장 조감도.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일원 유물 발굴 현장 조감도. 청주시 제공

시에 따르면 그동안 전국에 17개 정도의 청석탑이 현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처럼 사전 기록이나 문헌 정보가 전무했던 폐사찰 터에서 발굴조사를 통해 청석탑 부재가 확인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청석탑은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다층석탑으로 검푸른 빛을 띠는 ‘청석’을 재료로 사용한다. 청석은 화강암보다 가공하기 쉽고 시각적으로 세련된 느낌을 주어 고려 시대 석공들이 예술적 기량을 뽐내기 위해 즐겨 사용했던 석재로 알려졌다.

 

사찰 건물지 또한 당시의 위상을 방증한다. 중앙에 마당을 둔 ‘ㅁ’자형 평면 구조를 갖춘 이 건물지에서는 고려 전기 귀족 문화의 상징인 ‘해무리굽 청자’와 상감청자 매병편 등이 쏟아져 나왔다. 이는 이 사찰이 당대 최고급 도자기를 사용하던 고위층의 수행 공간이었음을 보여주는 물증이다.

 

발굴조사단은 이 유적이 고려 전기에 조성된 고위층이 사용하던 사찰이나 위계가 높은 사찰 등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찰이 흥덕사지에서 200m 거리 내에 있는 점, 시기가 유사하다는 점 등을 들어 전문가들은 두 유적 간의 긴밀한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고려시대 청주 흥덕사지와 직접 관련된 사찰 공간 등의 재조명이 기대된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일원 폐사찰터에서 발굴된 청석탑 부재.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일원 폐사찰터에서 발굴된 청석탑 부재. 청주시 제공

시는 이번 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유적 보존 및 활용 방안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방침이다. 향후 국가유산청과의 협의를 거쳐 출토된 부재들을 전시하거나 현장 공개 행사 및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시민들이 역사적 가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 지역은 흥덕구 운천동 산91-1 일원으로 흥덕사지와의 거리는 200m 안팎이다. 조사는 국원문화유산연구원이 202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로 시작한 운천근린공원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발굴을 본격화했다.

 

시 관계자는 “문화유산 보존과 도시공원 조성을 병행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운천근린공원이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시민 문화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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