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45곳↓… 서울 22곳比 2배
전기차 증가·인건비 상승 ‘이중고’
“농촌 등 에너지 공급망 안정 시급”
경기 동두천에 거주하는 김모(42)씨는 최근 파주로 국도를 이용해 이동하던 중 연료 부족 경고등이 켜졌지만 목적지까지 주유소를 찾지 못해 결국 차량이 멈춰섰다. 김씨는 “이후 평소 5만원 주유했다면 10만원씩 하고 있다”며 “최근 국도변을 따라 폐업 후 방치된 주유소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전국 주유소가 이틀에 한 곳꼴로 문을 닫는 가운데 경기도의 감소세가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유류 소비 감소로 주유소 업계의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북부 농촌지역과 국도변 주유소를 중심으로 폐업이 잇따르면서 지역 내 에너지 공급망 약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전국 영업 주유소는 1만300개로 지난해 동월(1만555개) 대비 255곳 감소했다. 경기도는 같은 기간 2222곳에서 2177곳으로 45곳 줄어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어 경북·경남(각 -30곳), 충남(-23곳), 서울(-22곳) 순이었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17곳이 폐업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농촌지역과 국도변 주유소가 가장 큰 폐업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가평·연천·포천 등 경기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영업을 중단하거나 매물로 나온 주유소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차량 통행량 감소와 인건비 상승, 전기차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가평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장모(58)씨는 “인건비와 카드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과거 손님이 5만원 주유하면 1만원의 수익이 났지만 현재는 2000∼3000원 수준”이라며 “토양 정화와 건물 철거 등 폐업 비용도 3억~5억원에 달해 문을 닫고도 방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실제로 전국 일반 주유소는 지난해 5월 4405곳에서 올해 5월 4049곳으로 356곳 감소했다. 반면 셀프 주유소는 6150곳에서 6251곳으로 늘어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수익성 악화로 경매에 넘어가는 주유소도 증가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주유소 경매 진행 건수는 258건으로 2023년(119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최윤재 한림대 교수(사회학)는 “주유소는 민간 사업장이지만 농촌지역에서는 생활 SOC이자 에너지 공급 거점 역할을 한다”며 “농촌과 접경지역에서 주유소 감소가 계속될 경우 이동권과 에너지 접근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자체가 에너지 취약지역 실태를 점검하고 폐업 주유소 정화 비용 지원이나 생활권 내 최소 에너지 공급망 유지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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