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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그룹 줄줄이 법정관리 신청… 유동성 위기 전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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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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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등 5개 계열사 회생절차

10여년간 방송·영화·극장·레저 등
막대한 차입·선제 투자 의존 확장
매출은 커졌지만 이익은 못 미쳐

JTBC 월드컵 중계권 등 부담 키워
계열사 사옥 매각 등 현금 확보 나서
홍정도 “본연 업무는 중단 없을 것”

중앙일보와 종합편성채널 JTBC 등이 속한 중앙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콘텐트리중앙과 메가박스중앙 등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 12일 JTBC가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지 이틀 만이다. 회생 신청에 따라 콘텐트리중앙의 주식 매매거래는 전면 정지됐다. 주요 계열사가 회생에 들어가면서 그룹사 전반의 유동성 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중앙그룹 계열사 기업회생절차 신청 관련 기자회견을 연 뒤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중앙그룹 계열사 기업회생절차 신청 관련 기자회견을 연 뒤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스포츠 중계료 등 무리한 투자 ‘부메랑’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앙그룹 지주사인 중앙홀딩스를 비롯해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 계열사가 지난 14일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동시에 채무자의 자산 처분을 제한하는 보전처분과, 채권자의 강제집행·가압류 등을 일시적으로 막는 포괄적 금지명령도 함께 요청했다. 특정 채권자의 선 변제를 차단하고 그룹 차원의 회생 계획을 마련할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다.

 

중앙그룹은 지난 10여년간 방송·영화·극장·레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넓혀 왔다. JTBC 개국과 드라마·예능 제작사(SLL·콘텐트리중앙) 육성, 멀티플렉스 체인 메가박스 인수, 리조트 브랜드 휘닉스 인수 등 굵직한 거래가 이어졌다.

 

문제는 이 같은 확장이 대부분 막대한 차입과 선제 투자에 의존해 추진됐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이후 극장·레저 수요가 요동치고, 광고·콘텐츠 시장마저 성장세가 꺾이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이익은 기대에 못 미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규모의 역설’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여기에 최근 JTBC가 월드컵·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계권을 잇달아 확보한 것도 그룹 재무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JTBC는 방송사 광고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올림픽 중계권(2026∼2032년)과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2026∼2030년)을 7000여억원에 사들이며 무리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런 패키지 딜은 수천억원대 선투자를 해야 하지만, 광고·스폰서·재판매로 비용을 회수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흥행에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시청률과 광고 시장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재무제표에는 대규모 손실과 부채만 남게 된다.

◆임금 삭감, 채용 중단 검토

 

중앙그룹은 현재 중앙일보와 JTBC 사옥을 매물로 내놓는 등 현금 확보에 나섰다. 회생 신청이 알려진 이날 일부 카드사는 중앙그룹 전체 법인카드 사용을 일시 중단했다.

 

한 계열사 직원은 “신규 채용이 거의 끊기고 인력 순환으로만 버텨온 지 꽤 됐다”며 “일부 계열사에서는 기존 인력의 임금 삭감·성과급 축소, 복리후생 축소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정도 부회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그동안 경영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대외 경제여건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자금 경색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오늘의 불가피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피해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북중미 월드컵 중계 등을 비롯한 회사 본연의 업무는 중단 없이 운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중앙일보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계열사와는 경영적으로 분리된 독립 법인”이라며 “워크아웃은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일시적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경영 정상화 과정으로, 계열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자구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중앙그룹 상황을 예시주시하고 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위원장은 이날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 6개월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유동성 위기 자체로는 JTBC의 방송 사업 자체가 직접적인 당장의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JTBC는 재승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 대상으로 과정의 중요 평가 사항에 재무·기술 분야 평가도 포함돼 있어 주목해서 살펴볼 것”이라고 향후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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