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60일 연장해 세부협상 전망
농축 우라늄 반출방식 최대 화두
이란, 국외 이동·파괴에 부정적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의지 굳건
경제 제재 해제 순서도 美와 이견
CNN “대면 아닌 화상 서명 유력”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과 비핵화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눈앞에 두면서 잠정 합의 내용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다만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인 고농축 우라늄 반출 등 핵 문제와 제재 완화 등 경제적 보상과 관련해 여전히 양측의 온도차가 감지된다.
◆핵 문제·경제 보상 여전히 이견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전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의 언급, 이란 당국자 발언 등을 종합하면 MOU에는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며, 이 기간에 양국은 이란 핵과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를 둘러싼 세부 협상을 진행하기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미국과 이란 양측이 공통으로 언급하는 내용이다.
이란이 요구해 온 주권 존중 조항도 MOU에 포함될 전망이다. 앞서 이란 메흐르통신은 MOU에 ‘이란 내정 불간섭과 주권을 존중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도 앞서 프레스콜을 통해 MOU에 중동의 장기적 평화를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며, 여기에는 이란의 영토 주권을 존중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핵과 제재 완화 문제에서는 양측 발언이 엇갈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언급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관련해서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이 직접 이란에 들어가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이란이 “무기한” 핵무기를 획득 또는 개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측이 종전 MOU에 서명하면 “농축 핵 물질을 어떻게 파괴하고 반출할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해 60일 동안 기술적 협상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상이 관철되면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란과 체결했던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일부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합의에는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제한 조치가 8∼2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만료되는 ‘일몰’ 조항이 있었지만, 이번 합의에서 이를 ‘무기한’으로 규정하면 이란의 핵무기 보유 및 개발 가능성 및 잠재력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근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은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는 이란의 약속 재확인’만 언급했을 뿐 기한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다. 또 미국과의 구체적인 핵 협상은 종전 합의안이 이행된 이후 이뤄지며, 우라늄 국외 반출 또는 파괴에도 부정적이다.
MOU에 따른 경제적 보상도 이란은 ‘석유·석유화학 제품, 파생 상품에 대한 제재 유예와 금융자산에 대한 이란의 완전한 접근 보장’을 바로 실시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은 MOU 서명이나 협상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며 “이란은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했을 때 경제적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농축 우라늄 반출이나 핵시설 해체 등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때만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에 대해서도 미국은 MOU 서명 후 이란이 해협을 개방하면 대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이란은 “해협관리는 새로운 지역 질서 아래 이뤄져야 한다”며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통행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후속 핵 협상이 고비
MOU가 체결되더라도 이후 60일간 진행될 후속 핵 협상이 오히려 더 어려운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폐기에 최종 합의하더라도 이를 실제 폐기·반출하는 과정은 기술적으로 복잡할 수 있으며, 이를 검증할 체계를 구축하기도 쉽지 않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운영이 다시 협상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NYT는 양측 모두 이번 합의를 ‘승리’로 규정하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 타결이 임박했지만 실제로는 가장 어려운 단계가 이제 시작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CNN은 서명이 이뤄지면 대면 대신 화상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앞서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국 협상 수석대표인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이 만나 합의안에 서명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방문 일정으로 밴스 부통령이 자리를 비우지 못해 화상 회의 및 전자서명 형식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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