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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콘텐츠 창업 국가, 평가 기준도 콘텐츠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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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창업 국가'라는 비전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창업 지원 확대와 기업 육성 정책 강화, 글로벌 진출 지원에 이르기까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을 기업 성장에서 찾겠다는 방향은 분명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K-콘텐츠가 국가 전략 산업이자 타 산업의 부가가치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은 지금, 콘텐츠 분야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지원 확대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제조업의 잣대로는 콘텐츠의 잠재력을 담을 수 없다. 콘텐츠 산업의 외형적 성장은 이미 전통 산업의 궤적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4년 기준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157조원, 수출액은 141억 달러(약 19조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2020년 기준)에 따르면 콘텐츠 산업의 총생산 유발 효과는 무려 114조원에 달하며 이 중 약 12조 7000억원이 제조업에서, 26조원이 서비스업에서 창출됐다.

 

김성광 한국AI실감메타버스콘텐츠협회(KOVACA) 사무총장
김성광 한국AI실감메타버스콘텐츠협회(KOVACA) 사무총장

정작 기업 성장의 마중물인 '투자 척도와 시장의 신뢰'는 여전히 과거의 기준에 묶여 있다. 현재의 기업 평가 체계는 매출, 영업이익, 생산 설비 등 유형자산과 재무 지표를 뼈대로 한 제조업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콘텐츠 기업의 가치는 현재의 단기 매출 규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하나의 IP가 게임, 영상, 제조업 기반의 머천다이징(MD) 등으로 뻗어나가며 수십 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AI·XR·메타버스와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재접속률, 체류시간, 글로벌 팬덤의 결속력 등 시장 검증 데이터가 곧 확실한 자본임에도, 보수적인 재무상태표로는 이를 자산 가치로 환산해 내지 못한다. 그 결과, 뚜렷한 시장 성과를 내고도 자금 조달에 턱걸이하는 '가치평가 패러독스'가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벤처 자본을 유망 기업으로 적시에 유도하기 위해 업계가 주목하는 해법이 바로 '콘텐츠 PoC(Proof of Concept)'다. 이는 재무 성과가 발생하기 이전 단계에서 콘텐츠가 시장에서 보여주는 실제 수용성과 확장성을 데이터 기반으로 검증하는 실증 체계다.

 

협회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증 지표를 바탕으로 콘텐츠 기업의 성장 단계를 진단할 수 있는 투자 표준 지표인 K-CONIX(Korea Content Industry eXcellence Index)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협회는 실증 지표를 바탕으로 콘텐츠 기업의 성장 단계를 진단할 수 있는 투자 표준 지표 K-CONIX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6년 내 관련 지식재산권 확보와 제도화 논의를 병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지난 4월 15일 국회 김교흥 문체위원장 주최로 개최된 콘텐츠산업 특성을 반영한 기업육성 정책 차별화 방안 토론회에서도 핵심 안건으로 다뤄지며 입법부와 산업계의 폭넓은 공감대를 확인한 바 있다.

 

콘텐츠 평가 기준의 혁신은 국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글로벌 스탠다드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 선도국들의 움직임은 이미 발 빠르다.

 

영국은 영국연구혁신청(UKRI) 주도하에 7560만 파운드(약 1300억원) 규모의 게임·TV·영화·공연·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술 R&D 네트워크(CoSTAR)를 출범시키며 창조산업 클러스터 및 가치 평가 프레임워크 고도화에 나섰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역시 디지털 전환, AI, 창조산업 실증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다루며 공공·민간 연계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이번달 영국과 핀란드, 에스토니아의 핵심 정책 기관들을 직접 방문해 콘텐츠 실증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국가 간 협력 방안을 타진한다. 더불어 현지에서 개최되는 국제 XR-Metaverse Conference를 통해 K-CONIX의 개념을 공식적으로 제안하고 글로벌 차원의 여론 수렴과 연대를 끌어낼 계획이다.

 

산업은 그 산업을 설명하는 언어와 함께 성장한다. 대한민국의 제조업이 '수율'과 '생산성'이라는 언어 위에서 세계 제일로 발전해 왔다면 콘텐츠 창업 국가의 내일은 '확장성'과 '실증된 경험 가치'를 담아낼 새로운 언어에 달려 있다.

 

콘텐츠다운 평가 기준은 단순한 심사 도구가 아니다. 유망 기업의 가치를 증명하고 투자와 정책을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무형의 1차 인프라다. 정부와 협회 그리고 현장이 함께 K-CONIX와 콘텐츠 PoC라는 새로운 척도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안착시킬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콘텐츠 창업 국가' 도약은 완성될 것이다.

 

김성광 한국AI실감메타버스콘텐츠협회(KOVA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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