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검사·소송 등 법률 지원
병원 외 출산 신고 절차 마련
이주배경가족 정책대상 확대
아동수당 만 13세 미만 상향도
A씨는 1년 반 전 한 모임에서 만난 여성이 ‘네 아이’라며 갓난아기를 안기고 사라진 후 아이를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당장 딸의 출생 등록을 할 순 없었다. ‘혼인 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의 출생신고는 어머니가 해야 하는 법 때문이다. 유전자 검사, 인지청구 등 절차를 거쳐 법원 허락을 구한 끝에 28개월이 지나서야 A씨는 딸 출생신고를 할 수 있었다.
성평등가족부는 A씨 사례를 막기 위한 미혼부 출생신고 법률지원 서비스 확대와 관련 법안 마련 등이 포함된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6∼2030)’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9일 밝혔다.
◆전국 미혼부 5000명, 지원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상 결혼하지 않은 경우라면 자녀 출생신고는 여성이 해야 한다. 미혼부는 유전자 검사, 인지청구 등을 거쳐 법원 판결을 받아야 할 수 있다. 법원 판결로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2015년 ‘사랑이법’ 덕이었다.
2023년 헌법재판소는 관련 법조항이 아동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통해 개선된 대체 법안을 만들라고 했지만 진전된 것은 없다.
성평등부는 제5차 계획에 따라 저소득 미혼모·부 등 취약가족의 출생신고를 위한 법률지원 서비스 운영을 확대한다.
미혼부의 혼인 외 자녀 출생신고 관련 법률구조 상담서비스 지원을 강화하고 미혼모가 병원 외 장소에서 출산 시 출생신고를 위한 법률상담, 소송대리 등 지원을 강화한다. 법무부는 관련 법안 마련에도 착수한다. 최성지 성평등부 성평등정책실장은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미혼부가 전국에 5000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된 법안들이 계류 중이라 추가 입법 계획은 없지만 법무부와 법안 통과를 위해 소통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위소득 125% 이하인 가구라면 유전자 검사나 법률 정보 지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주배경가족’도 다문화정책 대상
성평등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에 동의하는 비율은 2023년 47.4%로 2020년(34%)에 비해 13.4%포인트 늘었고, 비혼 동거에 동의하는 비율도 2023년 39.1%로 2020년(26%) 대비 13.1%포인트 증가했다.
가족 개념이 전통적인 혼인·혈연 중심에서 비혼 출산·동거 등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성평등부는 1인 가구, 이주배경가족, 고립은둔청년, 가족돌봄청년 등 다양한 가족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우선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주거불안정 해소를 위해 주택공급제도를 개선하고 사회안전망 확충에 나선다. 다문화정책 대상을 외국인가정 등 ‘이주배경가족’으로 확대한다. 미등록 이주 아동을 포함해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이 가족센터의 다문화가족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특례 규정을 신설하고 관련 통계를 작성한다. 고립·은둔 상태에 있는 청소년·청년의 생애 주기적 특성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족돌봄청년 발굴·지원을 위해 유관기관과 연계를 강화한다.
계획에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은 올해 ‘만 9세 미만’에서 2030년 ‘만 13세 미만’으로 매년 1세씩 상향될 예정이며 비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추가 급여가 지급된다. 사각지대에 있는 위기가족 발굴·서비스 접근성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복지위기 예측 모델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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