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투표지 4726장 증발에 91곳 차질”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의 파장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실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전국 91곳으로 확인된 가운데, 경찰이 사태의 책임을 물어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9일 언론공지를 통해 “경찰은 선관위 관계자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출석 일자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지난 3일 서울경찰청에 직무유기 등 혐의로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을 고발했다.
이에 전날 경찰은 김순환 서민위 사무총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경검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본격 운영될 때까지 경찰은 합수본 운영에 차질 없도록 더욱 신속하게 절차에 따라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
재 경찰과 검찰은 합수본 출범을 위한 실무 협의를 발 빠르게 진행 중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에 실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는 전국 91곳에 달한다.
이는 지난 5일 발표했던 50곳보다 41개나 늘어난 수치로, 투표 중단 사태의 규모가 선관위의 초기 파악보다 훨씬 광범위했음이 드러났다.
선관위는 전날 8일 브리핑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 송부한 투표소가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중 140개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53개 △경기 36개 △인천 18개 △부산 9개 △대구 7개 △경남 5개 △전남 4개 △울산 3개 △강원 2개 △충북·전북·경북 각 1개다.
이 중 추가 송부된 투표용지가 실제 투표에 사용된 곳이 91곳이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에게 제출된 자료를 보면, 전국 50곳 기준으로만 부족했던 투표용지가 총 4726장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투표가 중지됐다가 재개된 투표소 역시 지난 5일 발표 당시 22곳에서 26곳으로 늘어났다.
이번 사태가 수도권과 광역시에 집중된 점은, 인구 밀집 지역의 투표자 수요 추산 체계에 구조적 허점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인쇄 발주와 배정 단계의 지역별 편차 문제는 향후 진상규명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선관위는 투표지 부족 사태의 원인과 책임 규명을 위해 ‘투표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를 10일부터 19일까지 운영한다.
진상규명 위원장을 맡은 조현욱 변호사는 9일 “팩트와 책임 소재를 밝히고 공정성을 의심받는 시스템에 대한 개선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더 이상 (선거가) 의심받거나 공정성을 훼손당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말 그대로 제일 중요한 것은 ‘진상규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전투표와 투표용지 부족이 서로 연관돼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며 “사전투표는 저희가 말하기 이전에 이미 국민들이나 정치권에서 여러 가지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투표지 부족 사태로 논란이 됐던 지역에서 '재선거'를 실시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재선거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기엔 정치권의, 진영에 따른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함부로 꺼낼 수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날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의 지명 해제를 통보함에 따라 선관위는 위철환 상임위원이 위원장 직무를 대행하는 비상 체제로 전환했다.
경찰에는 현재까지 이번 선거와 관련된 범죄가 2694건 접수됐으며, 이 중 289명이 검찰에 송치되고 8명이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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