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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 “내 돈 아니다”…통장에서 ‘200억원’ 비워낸 ‘24년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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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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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지배당하지 않는 법, 대중의 사랑을 사회로 환원하며 지켜온 프로의 신념

대한민국 연예계 역사에서 2000년대 초반 장나라라는 이름이 가졌던 파괴력은 숫자로 입증된다. 가수와 배우 양대 영역에서 동시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 시절, 장나라는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 수식어가 과장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하루에 수억원의 광고 모델료가 책정되고 통장에는 거액의 자금이 쉼 없이 찍히던 정점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전성기의 중심에 서 있었던 장나라의 삶을 추적해 보면 이례적인 현상 하나를 포착하게 된다. 수많은 연예인이 부를 축적하고 건물을 매입하며 자산을 증식하는 길을 택할 때, 장나라의 통장에 찍힌 숫자들이 머무는 시간은 극히 짧았다. 돈이 들어오기가 무섭게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일들이 2001년 데뷔 이후 2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충동소비나 자산 관리의 실패가 아니었다. “내 돈이 아니다”라며 평생 벌어들인 자산 중 200억원이라는 액수를 기부로 비워낸 장나라 특유의 단호한 신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 불리던 시절, 그녀의 통장은 비어있었다. WS엔터테인먼트 제공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 불리던 시절, 그녀의 통장은 비어있었다. WS엔터테인먼트 제공

장나라가 지난 24년간 걸어온 삶의 자취를 객관적인 지표와 숫자로만 나열해 보면 그 실천의 깊이가 고스란히 확인된다. 현재 언론과 업계 안팎에서 추산하는 누적 기부액은 최소 200억원 이상에 달한다. 장나라는 중앙대학교 재학 시절 학교 발전기금으로 수억원을 기부했으며 국내외 대형 재난이나 수해가 발생할 때마다 억 단위의 성금을 기탁했다.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하면 출연료 전체를 북한 어린이 돕기나 소아암 환자 기금으로 직행시키는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 출연료가 자신의 자산 목록에 기록되기도 전에 사회로 환원해온 것이다. 이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까지 수여받았으나 장나라는 별도의 입장 표명 없이 다시 본업으로 복귀했다.

대통령 표창을 받고도 아무 말 없이 본업으로 돌아갔던 이유. 라원문화 제공
대통령 표창을 받고도 아무 말 없이 본업으로 돌아갔던 이유. 라원문화 제공

이 같은 나눔의 가치는 장나라 개인을 넘어 온 가족의 일상에도 완전히 스며들어 있다. 최근 한 유기견 보호소를 통해 알려진 사실은 장나라 일가가 지켜온 진정성의 밀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40여 년간 운영되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소형견과 대형견, 고양이 등 60여 마리의 동물들을 케어하고 있는 이 작은 보호소에 장나라는 최근 또다시 2000만원의 후원금을 송금했다. 단순히 일회성 기부가 아니었다. 장나라는 이 시설과 무려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인연을 맺고 남몰래 꾸준한 봉사와 후원을 병행해 왔다. 톱스타의 신분임에도 여름철 뙤약볕이 내리쬐는 열악한 현장에 직접 찾아가 유기견들의 보호 환경을 정비하고 땀을 흘리는 일을 묵묵히 반복했다. 주목할 점은 이 행동에 온 가족이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배우로 활동 중인 오빠 장성원은 스케줄이 빌 때마다 정기적으로 보호소를 방문해 거친 현장 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으며 아버지인 연극배우 주호성 역시 이 활동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보호소 측은 장나라 일가를 향해 어려울 때마다 잊지 않고 도움을 줘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다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선행은 남몰래, 연기는 치열하게. 24년째 정상을 지키는 프로의 본능. SBS ‘모범택시3’ 화면 캡처
선행은 남몰래, 연기는 치열하게. 24년째 정상을 지키는 프로의 본능. SBS ‘모범택시3’ 화면 캡처

남모르는 선행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장나라는 본업인 배우로서의 정체성과 프로페셔널함을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선행이나 미담에만 매몰되어 본업이 흐려지는 일부 사례들과 달리 장나라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끊임없는 스펙트럼 확장으로 여전히 대한민국 드라마계의 최전선에 서 있다. 최근 SBS 드라마 ‘모범택시3’에서 강렬한 빌런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그녀는 곧바로 흥행작 ‘굿파트너 시즌2’의 복귀를 준비하며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철저한 대사 분석과 완벽한 캐릭터 해석으로 매 작품마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거머쥐는 그녀의 행보는 단순한 자선사업가가 아닌 철저한 프로 배우임을 증명한다.

‘내 돈이 아닌 대중의 돈’이라는 단단한 철학을 지키는 생활인으로의 모습. 장나라 SNS
‘내 돈이 아닌 대중의 돈’이라는 단단한 철학을 지키는 생활인으로의 모습. 장나라 SNS

장나라가 2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연예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동시에 통장에서 200억원이라는 거액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을 수 있었던 본질적인 비결은 돈에 대한 철학에서 기인한다. 장나라는 과거 자신의 기부에 대해 대중이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때마다 단호한 어조로 선을 그었다. “내 돈이 아니라 팬들이 벌어다 준 돈이기 때문에 돌려주는 것뿐”이라는 것이 그녀의 신념이 지닌 핵심이다. 자신이 흘린 땀방울의 가치를 존중하지만 그 부의 원천이 결국 대중의 사랑과 관심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돈에 지배당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속에서 자산의 소유권을 깨끗하게 비워냄으로써 장나라는 중심을 잃지 않고 긴 시간 동안 대중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었다. 대중의 사랑으로 부를 축적한 스타가 그 부를 어떤 방식으로 사회와 공유하며 자신의 삶을 지탱해 나가는지, 장나라와 그 가족이 24년간 이어온 선택은 자극적인 가십이 난무하는 현대 사회에서 그 자체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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