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존립·기본질서 위협 안 돼
방심위 삭제 요구 조치 취소를”
북한 노동자 단체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보낸 연대사를 이적표현물로 보고 삭제를 요구한 조치는 취소돼야 한다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권순형)는 민주노총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옛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심위)를 상대로 낸 시정 요구 취소 소송에서 최근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민주노총은 2022년 8월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홈페이지에 북한 노동당의 노동자 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으로부터 받은 연대사와 공동결의문을 게시했다.
국가정보원은 연대사에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미국과 보수집권 세력에 대한 투쟁’ 등의 내용이 담겨 삭제 조치가 필요하다며 2022년 12월 방심의에 심의를 요청했다. 2023년 2월 방심위는 민주노총에 대한 시정 요구를 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그해 12월 국정원 측 재심의 요청을 받아들여 연대사를 삭제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민주노총은 불복해 방심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민주노총의 게시물에는 북한이 주장해 온 내용과 상당 부분 유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질서를 위협하는 북한의 주장이나 우리 체제와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해당 게시물들에서 비판하는 한미연합훈련, 한미 연합관계는 북한의 주체사상과는 달리 우리 사회에서 자유로운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2심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2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례를 인용해 “이적표현물 해당 여부는 특정 표현만 따로 떼어놓고 볼 것이 아니라 문맥을 고려해 전체 내용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뒤 이적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의 연대사 중 일부 표현이 과거 이적표현물로 판단된 글이나 북한의 대남혁명론 원전의 문구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게시물의 전체 취지와 맥락이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으로 공격적인 것에 이르지 않는 이상 이적표현물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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