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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음료 3잔 횡령 사건’ 알바생 고소한 점주, ‘임금체불·불법계약’ 드러나 ‘형사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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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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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다방 점주 형사입건…알바생 고소 후 임금체불·불법계약 적발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충북 청주의 프랜차이즈 빽다방 점주가 아르바이트생을 음료 3잔 횡령 혐의로 고소해 전국적 논란을 일으킨 지 수개월 만에 이번엔 점주 본인이 임금체불과 불법 근로계약 작성으로 형사입건 됐다. 이 사건은 개인 분쟁을 넘어 프랜차이즈 카페 업계의 노무 관행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법 테두리 밖에 있었는지를 드러낸다.

 

◆ 사건의 발단…음료 3잔과 고소장

 

이번 사건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여성 A씨가 퇴근하면서 음료 3잔(약 1만2800원 상당)을 가져간 일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불거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청주의 프랜차이즈 카페 B매장에서 근무했으며, 인력난을 겪던 같은 브랜드 C매장에도 간헐적으로 파견 근무를 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일 오후 10시34분경 퇴근하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음료 3잔을 제조해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지 두 달 뒤인 지난해 12월 C매장 점주로부터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A씨는 “해당 음료는 제조 실수로 폐기 대상이었으며, 평소에도 폐기 음료는 직원들이 알아서 처리해왔고 점주 역시 이를 묵인하는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점주 측은 “폐기 대상 음료라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안내해 왔다”며 “내부 지침에도 음료를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양측 주장을 검토한 결과 점주 측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해 A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피해 금액이 소액인 점을 고려해 경미범죄 심사위원회 회부를 검토했으나, 점주의 엄벌 탄원과 A씨의 혐의 부인 등을 이유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점주 측 반박…“112잔 무단 처리 정황”

 

점주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프런티어 김대현 변호사는 “해당 사건은 단순히 음료 3잔 때문에 고소한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생이 먼저 점주를 공갈 혐의로 고소한 데 따른 대응”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점주는 공갈 혐의를 벗기 위해 최소한으로 특정된 금액만으로 고소를 진행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음료 3잔 금액인 1만2800원만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관에 제출한 자료로 △아르바이트생이 작성한 자필 반성문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의 사실확인서 △일부 확보된 폐쇄회로(CC)TV 영상 △매출 대비 재료 사용량 비교 자료 등을 제시했다.

 

점주 측에 따르면 자필 반성문에는 해당 아르바이트생이 근무 기간 중 음료 등을 무단으로 섭취하거나 지인에게 제공한 내역이 담겼으며, A씨가 작성한 진술서에 총 112잔의 음료 내역이 적혔다고 밝혔다.

 

함께 근무한 직원들이 작성한 사실 확인서에는 주문 없이 음료를 제조하거나 지인에게 제공했다는 내용, 근무 태도 관련 진술 등이 포함됐다.

 

한 직원은 진술서에서 “함께 마감 업무를 맡아 일할 때 쉬운 일만 도맡아 하려 했다”며 “하루에 음료 여러 잔을 마시는 행위도 목격했다”고 적었다.

 

점주 측은 “수사기관이 점주의 공갈 혐의는 무혐의로 판단했고, 아르바이트생의 횡령 혐의는 인정된 것으로 보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반면 A씨는 “강요와 협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반성문을 작성하고 합의에 응했다”며 “공무원을 준비하는 자신의 상황을 악용해 없는 죄를 인정하게 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 고용노동부 기획감독서 점주 형사입건

 

알바생을 고소해 ‘피해 사업주’로 여론의 주목을 받던 빽다방 C매장 점주 D씨는 이번엔 피의자 신분이 됐다.

 

8일 고용노동부는 충북 청주의 카페·음식점 프랜차이즈 사업장 33곳을 약 두 달간 기획 감독한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번 감독의 계기가 된 빽다방 가맹점 사업주는 사업자등록을 달리해 커피전문점과 디저트매장 등 2곳을 쪼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가산수당 지급 의무를 피하기 위해 서류상으로만 사업장을 분리하는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수법이다.

 

법망을 피하기 위한 이 같은 꼼수는 프랜차이즈 소규모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적발되는 전형적 위법 유형이다.

 

노동부는 5인 미만 사업장이라며 지급하지 않은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미지급액을 비롯해 총 49명에 대한 체불임금 약 300만원을 적발해 시정·지시했다.

 

특히 점주 D씨는 근로계약서에 계약 불이행 시 매출 피해액을 산정해 손해배상 책임을 부여하고, 3개월 이전 퇴사 시 급여의 90%를 지급하는 내용 등을 넣어 근로기준법상 위약예정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퇴사를 사실상 막거나 불이익을 강제하는 이 같은 계약 조항은 현행법상 무효이며, 노동부는 이를 근거로 점주를 형사입건(범죄인지)했다.

 

◆ 노동부 후속 조치 및 청년 노동권 보호 강화

 

노동부는 이번 사건 발생 후 관련 제보가 빗발치자 청주 지역 카페·음식점 프랜차이즈로 감독 대상을 넓혀 추가 감독을 진행했다.

 

그 결과 근로계약서 및 임금명세서 작성·보존 등 기초 노무관리 취약, 휴게시간 미준수 등이 다수 적발됐다.

 

서류 미작성에 대해 과태료 및 시정지시를, 임금체불과 휴게시간 미준수에 대해 시정지시를 내렸다.

 

노동부는 유사 사건 발생 시 단순 민원 처리에 그치지 않고 전수조사를 실시해 대응하도록 했으며, 청년 다수 종사업종에 대한 노무관리 지도 강화에도 나섰다. 또 24시간 상담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청년 노동자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감독 등을 통해 엄정 대응하겠다”며 “한편으로 사업주가 몰라서 법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교육·홍보 활동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을 넘어, 소규모 프랜차이즈 사업장에서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얼마나 취약한 법적 환경에 놓여 있는지를 사회적으로 환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논란의 시작이 된 1만2800원짜리 음료 3잔이 결과적으로 수십 명 노동자에 대한 조직적 임금체불과 불법 계약이라는 더 큰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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