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선관위 조직 개혁에 무게
野, 선거제도 개편까지 주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 대응이 국정조사를 고리로 본격화하고 있다. 헌법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을 주장해온 선관위였지만 잇따른 선거 관리 부실과 재발 방지 대책의 미작동으로 외부 통제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는 반복된 선거 관리 부실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지만, 해법을 놓고는 선거제도 개편까지 요구하는 국민의힘과 선관위 조직 개혁에 무게를 두는 더불어민주당의 접근법이 엇갈린다.
국정조사가 현실화하면 1993년 제도 도입 이후 첫 선관위 대상 국정조사가 된다. 여야의 문제의식은 선관위의 선거 관리 부실 행태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데서 출발한다. 선거 때마다 투표 관리와 보안, 현장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됐지만 선관위 내부 통제와 재발 방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2년 20대 대선 사전투표 때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 사전투표 용지를 ‘소쿠리’와 같은 바구니, 종이박스 택배상자, 쓰레기봉투 등에 담아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21대 대선 때에는 서울 신촌 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외부에 반출되면서 비판을 받았다.
이번 6·3 지방선거 본투표에서도 선관위의 수요 예측과 현장 대응은 허점을 드러냈다. 선관위는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중 67개 투표소에 부족분을 채울 투표용지가 추가로 송부됐다고 밝혔다. 추가 송부된 투표용지가 실제 사용된 투표소는 50곳이었다. 이 가운데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일시 중지됐다가 재개된 투표소는 22곳으로 집계됐다.
상황 관리도 미흡했다. 선관위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상황실을 운영했음에도 투표용지 부족 상황은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중대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관계 기관 간 보고와 대응 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선관위는 10일쯤부터 외부 인사로만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10일 안에 관련 조사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야 모두 선관위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전면적인 선관위 개혁을 넘어 사전투표제도 폐지, 본투표 3일 실시 같은 투표 방식 변화까지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7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적 요구인 ‘선관위 개혁과 선거제도 개혁’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멀쩡한 검찰도 해체하지 않았는가, 훨씬 더 심각한 선관위를 그냥 둘 수 없다”며 즉각적인 국조특위 구성과 특검 출범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선관위 조직 개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감시와 견제 원리가 작동하는지 검토하고, 작동하지 않으면 개헌을 통해서라도 견제받도록 전면적인 (선관위) 재구성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과 함께 선거제도개혁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공직선거법, 선거관리위원회법 등 관련 법률을 전면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별도로 감사원 차원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감사원은 이날 “중앙선관위에 대한 감사 및 직무감찰 관련 검토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찰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례가 있어 감찰 여부를 검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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