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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관계, 상호 필요 따른 전략적 대등한 위치로 재편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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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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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7년 만에 방북 의미

과거 일방적인 시혜 관계 벗어나
글로벌 역학관계 속 전략적 협력
우호조약 65주년 동맹도 재정비
김정은 공항 직접 영접·예포·사열…
시진핑 맞이 최고 수준 환대 전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7년 만에 국빈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8∼9일 시 주석의 방북 기간 이뤄질 이번 회담은 과거 중국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있던 북·중 관계가 글로벌 역학관계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위치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2019년 6월 20일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2019년 6월 20일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북·중 동맹의 전략적 복원과 미국에 맞서기 위한 북·중·러 연대 심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다극화 세계질서 구축과 국제관계 민주화를 강조하며 미국 중심 국제질서에 대한 견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국제정세에 대한 공동 인식을 확인하고 전략적 협력 의지를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미국을 견제하려는 구도를 명확히 하면서 북한의 외교적 위상도 이전과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묵인하는 대가로 대북 영향력을 유지하고, 나아가 북한 경제를 활성화해 자국에 유리한 동북아 안보 지형을 구축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과거 일방적인 대북 시혜 관계나 통제에 기반했던 북·중 관계가 이제는 상호 필요에 의한 전략적 대등성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특히 올해는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으로,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 역시 존재한다. 냉전 종식 이후 사실상 사문화된 북·중 우호조약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시 주석의 의전 수준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 김 위원장이 8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직접 시 주석을 맞이하는 파격 의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국가 정상이 자국을 방문하는 외국의 손님을 공항에서 직접 영접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북한에서는 최고로 환대한다고 느끼도록 최고지도자가 직접 공항에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 위원장은 실제로 2019년 시 주석의 첫 방북 당시 리설주 여사를 대동하고 직접 공항에서 시 주석을 마중한 바 있다.

 

시 주석은 공항에 도착한 뒤 중국 국가 연주, 최고의 예우를 뜻하는 21발의 예포 발사, 인민군 의장대 사열 등 영접 행사를 받고 김 위원장과 함께 차를 타고 평양 시내로 이동할 전망이다. 또한 시 주석은 방북 기간 중 금수산태양궁전, 우의탑 등을 방문할 전망이다. 중국 지도자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 것은 북한 체제의 정통성을 존중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2025년 9월 4일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25년 9월 4일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 교환도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남측과의 대화를 일절 거부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중국 측에 설명하고, 핵무기 보유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원칙을 견지해 온 중국이 북한의 이 같은 요구에 어느 수준까지 호응할지 여부다. 최근 시 주석의 연쇄 정상외교를 살펴보면 그간 견지해 왔던 북핵 불용 원칙에서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은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재 역할을 해 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요청에도 비핵화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팩트시트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공유된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했을 뿐 비핵화는 언급하지 않는 등 온도 차가 드러났다.

 

다만 북핵과 관련한 의제가 회담 테이블에 오르더라도 양측이 합의된 입장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중국이 한반도 내 독점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피함으로써 전략적 모호성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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