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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김밥, 다른 김맛 없앤다…마른김 등급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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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현상철 기자 sch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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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비 국내 46% 늘고 수산식품 수출 3분의1 차지
가공업체 10곳 중 8곳 10인 미만 ‘영세’ 수급조절 보관시설도 부족
7개 항목 AI가 품질등급 판별…2027년부터 시범사업 착수

지난해 국민 한명이 1년간 소비한 마른김은 155장에 이른다. 2~3일에 한 장씩 먹는 셈이다. 같은 김이라도 두께, 구멍 수, 불순물 등의 여부에 따라 각기 다른 품질을 갖지만, 정작 객관적으로 김의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없었다. 김 가공 업체의 80% 이상이 10인 미만으로 영세하고, 유통과정도 개별 업체와 사람 위주로 거래되다보니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품질이 좋은 김도 객관적 평가 체계가 없어 제값을 받기 어려웠다. 이에 정부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마른김 등급제’를 도입해 김 산업의 표준화와 고급화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의 한 마트에 김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마트에 김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K-김 성장했지만 ‘품질 기준’ 없었다

 

7일 해양수산부의 ‘김 수출 공급망 혁신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마른김 소비량은 7977만속으로 전년(5459만속)과 비교해 46.1% 급등했다. 마른김 1속은 100장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인구(5161만명) 한명당 154.6장의 마른김을 먹은 셈이다.

 

수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김 수출액은 11억3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수산식품 수출액 33억3000만 달러 가운데 김이 차지하는 비중은 33.9%다. 김 수출액은 2020년 6억 달러에서 5년 만에 약 두 배로 늘었고, 최근 3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20.5%에 이른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125개국으로 수출 중이다.

 

문제는 산업 성장 속도를 공급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공업체가 영세한데다 수급량을 조절할 수 있는 보관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 수요는 지난해 1억9000만속에서 2030년 2억1000만속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생산량은 기후와 수온, 강풍 등의 영향으로 연평균 1억5000만속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물김 5690톤(t)이 폐기됐지만 이를 저장하거나 비축할 정책 수단은 사실상 없었다.

 

또 2024년 수산물가공업 통계에 따르면, 마른김 가공업체의 약 84%가 상시 근로자 10명 미만의 영세 사업장이다. 유통 구조 역시 생산자와 가공업체 간 개별 거래가 중심이다 보니 품질에 대한 객관적 기준 없이 가격이 형성되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3년 동안 마른김 도매가격은 94.7%, 소매가격은 48.2% 상승했다.

 

김 수출 공급망 혁신방안. 해양수산부 제공
김 수출 공급망 혁신방안. 해양수산부 제공

◆AI가 수분·단백질 측정…마른김 등급제 도입

 

이에 정부는 김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내년부터 마른김 등급제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등급제는 AI을 활용한다. 수분 함량과 단백질 함량, 색도, 불순물, 구멍, 크기, 중량 등 7개 항목을 종합 평가해 1등급부터 7등급까지 구분한다. 단백질 41% 이상, 수분 8.0% 이하, 불순물 미검출과 구멍이 없어야 하고, 중량 편차가 ±1% 이내여하는 등의 기준을 넘겨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시범사업은 전남 목포 해조류 수산식품 수출클러스터에서 추진된다. 정부는 AI 판정 정확도를 95%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다. 등급제와 함께 ‘국제 마른김 거래소’ 설립도 추진된다. 생산자가 출하한 김은 거래소에서 품질 검사를 받은 뒤 등급과 검사 결과가 공개되고, 전자 경매와 입찰을 통해 거래되는 구조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가격 형성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고품질 김 생산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2028년까지 연간 생산량의 30% 이상인 약 5600만속을 보관할 수 있는 저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정부 비축 품목에 마른김을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한 AI와 스마트공장을 활용한 자동화 설비 확충, 김 산업 전문기관 설립 등을 통해 2030년 김 수출 18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김 공급망 구축과 수급조절, 산업 고도화로 국내 가격안정과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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