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 4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8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였던 올해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올해 들어 4개월 누적 흑자액은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4월 경상수지는 282억9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되며 3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흑자는 1026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40억달러)의 4.3배에 달한다.
유성욱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상회하며 4개월 만에 2024년 연간 흑자 규모를 넘어섰고 역대 최대 규모인 지난해 흑자에 근접했다”며 “1분기 한국의 경상수지(744억달러)는 주요국 중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338억8000만달러로 전월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은 정보기술(IT) 품목인 반도체(171.4%)와 컴퓨터 주변기기(411.3%)를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54.5% 증가한 905억9000만달러를 달성했다. 비IT 품목 역시 석유제품 가격 상승의 영향 등으로 크게 늘었다. 수입은 자본재와 원자재, 소비재가 모두 늘며 16.1% 증가한 567억달러로 집계됐다.
서비스수지는 24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3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던 여행수지가 한달 만에 다시 3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다. 다만 4월 입국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하며 지난해 같은 달(-5억3000만달러)에 비해서는 적자 규모가 대폭 줄었다.
본원소득수지는 주요 기업의 계절적 배당 지급이 집중되고 배당 성향이 상승하면서 25억3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배당소득수지에서만 30억2000만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254억6000만달러 증가해 전월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82억2000만달러 늘어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13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다만 중동 긴장 완화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양호한 실적 발표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12억4000만달러)는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던 전월(-293억3000만달러)보다 대폭 축소됐다.
유 부장은 “5월에도 반도체 수출이 3월에 버금가는 호조를 보이며 사상 최대 무역 흑자를 기록한 만큼, 5월 경상수지 역시 3월 수준의 큰 규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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