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직후 미뤄둔 인상 현실화…외식업계 원가 부담 한계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도 부담…소비자 체감 물가 커진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뒤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하나둘 가격 조정에 나서고 있다. 커피와 버거, 치킨 등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메뉴가 대상이다. 최근 물가와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5일 국가데이터처 ‘2026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도 3.3% 상승했다.
장바구니와 외식비가 함께 무거워진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가격 조정까지 겹친 셈이다. 더본코리아는 오는 9일부터 11개 브랜드의 일부 메뉴값을 손본다. 역전우동, 미정국수, 인생설렁탕, 제순식당, 한신포차, 돌배기집, 백스비어, 막이오름, 롤링파스타, 빽보이피자, 새마을식당 등이 포함된다. 전체 메뉴의 5분의 1가량이 대상이며 평균 인상률은 11% 안팎이다.
커피 업계도 비켜가지 못했다. 메가MGC커피는 19일부터 ‘할메가커피’ 3종 가격을 각각 200원씩 올린다. 할메가커피는 2100원에서 2300원, 왕할메가커피는 3200원에서 3400원, 할메가미숫커피는 2900원에서 3100원으로 바뀐다.
저가 커피 브랜드의 부담도 비슷하다. 더벤티는 지난달 말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일부 품목을 100~500원 인상했다. 커피빈과 이디야커피도 최근 스틱커피 값을 조정했다. 원두와 부자재, 환율 부담이 한꺼번에 커진 결과다.
버거 업계는 한발 앞서 움직였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28일부터 단품 버거 22종 가격을 평균 2.9% 올렸다. 간판 메뉴인 리아 불고기와 리아 새우는 단품 기준 5000원에서 5100원이 됐다.
맘스터치 역시 3월 싸이버거 단품을 4900원에서 5200원으로 조정했다. 일부 품목 평균 인상률은 2.8%였다. 버거킹도 2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07% 올렸다.
치킨업계에서는 값을 그대로 두고 양을 줄이는 방식이 나왔다. 굽네는 이달 1일부터 닭다리살 순살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800g에서 700g으로 낮췄다. 윙봉과 통다리 메뉴의 운영 기준도 함께 손봤다. 계육 수급 불안과 원료 부담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업계는 이번 흐름을 선거 직후의 일시적 움직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한 관계자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차료, 물류비 부담은 오래전부터 쌓여왔다”며 “그동안 업체들은 가격을 직접 올리기보다 본사 부담을 늘리거나 일부 품목·중량만 조정하는 방식으로 버텨왔다”고 하소연했다.
다만 인상 시점이 선거 직후에 몰린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선거 전에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자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만큼, 미뤄둔 조정을 이제야 꺼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관건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이다. 커피와 버거, 치킨은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주 찾는 메뉴다.
한 번 가격이 오를 때는 큰 차이가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매일 커피를 사 마시고, 주말마다 가족과 외식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몇백 원이 차곡차곡 쌓여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업계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반발이 걱정이고, 그대로 버티자니 원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이 쌓인다. 특히 저가 커피나 가성비를 앞세운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만큼 인상 폭을 크게 가져가기 어려운 처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본사와 가맹점이 원가 상승분을 나눠 떠안아 왔지만 원재료와 인건비가 동시에 오르면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왔다”며 “이제는 단순한 가격 인상보다 메뉴 구성과 원료 조달, 프로모션 방식까지 다시 따져야 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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