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는 국힘이 우위 점해
오세훈·전재수 당선 결과와 반대
“당과 별개로 인물 경쟁력 중시 늘어
권력 집중 견제 심리도 작용” 분석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특정 정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이른바 ‘줄투표’보다 선거별로 다른 선택을 하는 ‘교차투표’ 현상이 두드러졌다. 접전이 일어났던 서울과 부산에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서울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지만 시의회와 자치구청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우세를 보였다. 반면 부산에서는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부산시장에 당선됐지만 시의회와 기초단체장 선거, 재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강세를 나타냈다. 유권자들이 정당보다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행정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진 데다 특정 정당으로의 권력 집중을 경계하는 견제 심리도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49.15%를 얻어 민주당 정원오 후보(48.13%)를 꺾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서울시의회 지역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전체 103석 가운데 73석을 차지하며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자치구청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전체 25곳 중 17곳을 확보하며 국민의힘(8곳)을 크게 앞섰다.
부산 또한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50.53%를 얻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47.91%)를 제치고 부산시장에 당선됐지만 부산시의회 지역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42석 가운데 34석을 확보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국민의힘이 16곳 중 9곳에서 승리하며 민주당(7곳)을 앞섰다.
전 후보 지역구였던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도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42.96%를 득표해 민주당 하정우 후보(41.26%)를 1.7%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전 후보가 북구에서 56.02%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하 후보의 득표율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 북갑을 비롯해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열린 14곳 지역 재보선에서도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당선인의 소속 정당이 다른 결과가 4곳에서 나와 눈길을 끌었다. 경기, 울산, 충남에서도 광역단체장 당선인과 해당 지역 내 국회의원 재보선 당선인의 소속 정당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교차투표 현상에 대해 국민이 더 이상 ‘당’을 보고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라 인물경쟁력 및 효능감·유능감을 통해서 후보를 뽑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교차투표 자체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과거보다 훨씬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특히 서울과 부산처럼 광역단체장 선거와 기초단체장·지방의회 선거 결과가 엇갈린 것은 유권자들이 정당보다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적합성을 따로 평가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상 대선 직후 치러지는 선거나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열기가 강할 때는 상위 선거 결과가 하위 선거까지 영향을 미치는 ‘코트테일 효과(연미복 효과)’가 강하게 나타난다”며 “이번 선거 역시 이재명정부 출범 초기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민주당으로 표가 쏠리는 현상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일부 지역에서 유권자들이 정당과 인물을 분리해 판단했다”고 했다.
서울의 경우에는 ‘부동산 민심’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세훈 후보의 경우 부동산 정책과 시정 운영 경험 등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와 별개로 개인 경쟁력이 부각됐다”며 “반면 정원오 후보는 부동산 문제를 비롯한 서울시 핵심 현안에서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했고, ‘인물 경쟁력’ 부분에서 중도층과 무당층으로 지지세를 확장하는 데도 한계를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광역단체장과 지방의회, 기초단체장에 서로 다른 선택을 한 것은 권력을 한곳에 집중시키기보다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려는 유권자들의 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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