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 말해주지 않는 고통이 있다
나무가 다 보여주지 않는 나무가 있듯이
내게도 당신에게 말할 수 없는 당신이 있다
상처가 다 말하지 않는 상처가
그래서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인지 모른다
꽃이 다 보여주지 않는 꽃 어딘가에
꽃의 꽃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다 보여주지 못하는 내가 있듯이
당신이 내게 다 말하지 못하는 당신이 있듯이
이별에게도 이별하지 못하는 이별이 분명 있겠다
만남에게도 만나지 못하는 만남이 분명 있겠다
-시집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문학과지성사) 수록
●이문재
*1959년 김포 출생. 1982년 동인지 ‘시운동’을 통해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 ‘산책시편’, ‘혼자의 넓이’ 등 발표.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지훈문학상, 노작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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