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당뇨병 유병률 13.3%…전년보다 1.3%포인트 상승
삶은 달걀·무가당 요거트 먼저…첫 한입이 포만감 가른다
“아침 먹었는데 왜 10시에 배고플까?”
아침을 챙겨 먹었는데도 오전 10시만 되면 배가 고프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시리얼이나 식빵, 주스처럼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했는데도 금세 허기가 찾아오는 경우다.
양이 적어서만은 아니다. 아침에 첫 숟가락으로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배고픔이 빨리 찾아올 수도, 혈당이 비교적 천천히 오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식사 순서를 함께 보라고 말하는 이유다.
공복 상태에서 당분과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이 먼저 들어오면 혈당은 빠르게 오른다. 이후 혈당을 낮추기 위한 인슐린 분비가 뒤따르고, 다시 혈당이 내려가는 과정에서 피로감과 허기가 커질 수 있다. 흔히 말하는 ‘혈당 롤러코스터’다.
4일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남성 13.3%, 여성 7.8%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각각 1.3%포인트, 0.9%포인트 오른 수치다.
혈당 관리는 이미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쁜 아침마다 반복되는 작은 식습관이 오전의 식욕, 집중력, 컨디션을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시리얼·주스, ‘가벼운 아침’처럼 보여도 흡수는 빠르다
마트에서 쉽게 고르는 시리얼, 냉동 와플, 잼을 바른 흰 식빵은 아침 메뉴로 익숙하다. 준비 시간이 짧고 먹기도 편하다. 문제는 편한 만큼 몸에 들어가는 속도도 빠르다는 점이다.
당분과 정제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제품은 공복 상태에서 혈당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 겉으로는 가벼운 한 끼처럼 보여도 몸 안에서는 흡수가 빠른 탄수화물 식사가 되는 셈이다.
시판 과일주스와 스무디도 마냥 안심하기 어렵다. ‘과일’이라는 이름 때문에 건강식처럼 보이지만, 액체 형태의 당분은 씹어 먹는 과일보다 빠르게 들어온다. 생과일처럼 씹는 시간이 길지 않고, 식이섬유에 의한 포만감도 짧아지기 쉽다.
여기에 단백질과 지방,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오전 허기는 더 빨리 찾아온다. 배는 채웠지만, 몸이 천천히 버틸 재료를 충분히 받지 못한 것이다.
아침을 먹고도 금방 배가 고픈 건 양이 적어서만은 아니다. 흡수가 빠른 음식 위주로 식사를 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생긴다.
◆‘첫 한입’을 바꾸면 혈당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영양학 연구에서는 ‘무엇을 먹느냐’뿐 아니라 ‘어떤 순서로 먹느냐’도 주목한다. 같은 식사를 하더라도 채소나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뒤에 먹으면 식후 혈당 상승 폭이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미국 와일 코넬 의대 연구팀은 비만을 동반한 제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식사 순서에 따른 혈당 변화를 살폈다. 같은 식사라도 단백질과 채소를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뒤에 먹었을 때 식후 혈당과 인슐린 반응이 더 낮게 나타났다.
물론 연구 결과를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참가자 수가 많지 않았고,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라는 한계도 있다.
다만 아침 식사 순서를 바꿔보는 정도는 충분히 시도해볼 만하다. 흰빵이나 시리얼, 주스부터 먹기보다는 달걀, 무가당 요거트, 채소처럼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들어 있는 음식을 먼저 먹는 방식이다.
삶은 달걀, 두부, 무가당 그릭요거트, 견과류는 아침 식탁에 올리기 쉬운 선택지다. 여기에 채소, 통곡물, 베리류처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곁들이면 포만감도 더 오래갈 수 있다.
평소 시리얼 한 그릇으로 아침을 먹었다면 삶은 달걀 하나만 추가해도 포만감이 훨씬 오래간다. 흰 식빵과 주스로 간단히 때우던 아침도 통밀빵, 달걀, 무가당 요거트 정도로 바꾸면 배고픔이 덜하고 오전 시간을 보내기 한결 수월해진다.
◆공복 커피·가공육, 매일 반복되면 부담이 된다
빈속에 마시는 커피도 사람에 따라 부담이 될 수 있다. 잠을 설쳤거나 속이 예민한 사람은 공복 커피 뒤에 속쓰림, 두근거림, 위장 불편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시럽이나 설탕이 들어간 커피라면 혈당 부담도 함께 커진다.
베이컨과 소시지 같은 가공육도 매일 아침 반복하기엔 가볍지 않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가공육을 1군 발암요인으로 분류했다.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을 경우 대장암 위험이 약 18%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시판 샌드위치 역시 겉보기엔 간편한 아침이지만, 속재료에 따라 나트륨과 가공육, 소스가 많을 수 있다. 바쁜 날 한 번 선택하는 것과 매일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는 것은 다르다.
아침 식사의 핵심은 ‘먹었느냐’보다 ‘어떻게 시작했느냐’다. 내일 아침, 찬장 앞에서 늘 집던 시리얼 상자를 바로 꺼내기 전 삶은 달걀 하나, 무가당 요거트 한 컵, 견과류 한 줌을 먼저 챙겨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아침 식사의 양을 무조건 늘리는 것보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지 않도록 식사 구성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빵이나 시리얼 같은 정제 탄수화물을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면 달걀, 요거트, 채소 등 단백질·식이섬유 식품을 먼저 먹는 것부터 실천해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오전 중 찾아오는 허기와 집중력 저하는 아침 식사 내용과 순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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