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판사에서 6선 의원·당 대표 거쳐 1400만 최고 지자체 수장으로
강한 추진력·선명성 앞세운 독보적 존재감…2030년 대권 가도 전면 부상
“정치가 화선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라면 행정은 건축가처럼 직접 결과물을 쌓아 올리는 일입니다. 판사를 그만두고 정치에 입문했던 순간에 이어 행정가의 길을 택한 건 인생의 두 번째 결단이었습니다.” (2일 밤 경기 수원시 나혜석거리의 마지막 유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가 대한민국 정치사의 가장 단단한 ‘유리천장’을 마침내 깨뜨렸다.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결과, 추 후보는 1995년 민선 지방선거가 도입된 이래 31년 만에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수많은 여성 정치 거물들이 도전했으나 지방행정의 수장 자리는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 한명숙 후보(0.2%포인트 차 패배)부터 4년 전 초접전 끝에 0.15%포인트 차로 고배를 마셨던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까지 광역단체장의 벽은 높기만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전체 광역단체장 후보 51명 중 여성은 단 5명(9.8%)에 불과했으나, 추 후보는 특유의 선명성과 뚝심으로 벽을 뚫어냈다.
추 후보가 걸어온 길은 늘 최초의 기록들로 가득했다. ‘대구 출신 최초의 여성 판사’로 시작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그는 비례대표나 전략공천이라는 안이한 우회로를 거부하고 수도권 지역구에서만 국회의원 6선을 달성했다.
민주당계 정당 최초로 임기를 온전히 마친 여성 당 대표이자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보여준 강한 추진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1400만 도민의 표심을 장악하는 원동력이 됐다.
선거 기간 내내 ‘강한 경기, 유능한 행정’을 앞세우며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개통 등 굵직한 실리 공약으로 압도적 우위를 지켜낸 추 후보는 이번 승리를 계기로 여권 내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도지사 임기가 종료되는 시점이 오는 2030년 차기 대선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차기 대권을 정조준하는 유력 잠룡으로 전면에 부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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