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당시 ‘ARS 전화 끊김 사태’ 묵살에 누적된 불만 폭발 분석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6·3 지방선거 투표 종료 직후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 대표를 공개 저격하며 당 지도부 교체를 위한 전면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지방선거 개표가 막 시작된 시점에 광역단체장이 자당 지도부를 정조준해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호남 정가에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3일 오후 6시 25분쯤 김 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6·3 18:00 투표종료! 민주당을 흠집 낼 수 없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바로 이 시각부터 정청래를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력한 인적 쇄신 투쟁을 선언했다.
김 지사는 게시글에서 “이번 선거 과정에서 우리 호남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오만한 당대표가 우리 호남인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정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어 “광주·전남 시·도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우롱한 정청래 당대표는 호남팔이를 집어치우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더 이상 민주당 지도부의 독선을 방관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의 본산인 호남인의 목소리가 중앙당에 제대로 반영되도록 당 지도부 교체를 위해 뜻을 함께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듯 주먹을 쥔 사진을 글과 함께 게재하며 강경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지역 정가 안팎에서는 김 지사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지난 4월 치러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광주·전남 통합 특별자치시 초대 수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중앙당 지도부에 누적됐던 불만이 선거 종료와 동시에 폭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4월 14일 치러진 민주당 경선에서 민형배 후보에게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결선투표 첫날이었던 4월 12일, 당내 경선 시스템인 ARS 투표 과정에서 전남 지역 유권자들의 전화가 강제로 끊기는 이상 사례가 2308건이나 무더기로 발생했다며 불공정 경선 의혹을 제기해왔다.
당시 김 지사는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지도부를 향해 경선 로그 기록 등 관련 자료의 투명한 공개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으나,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이를 사실상 묵살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선거 기간 선거판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침묵을 지키던 김 지사가 투표함이 닫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당권 투쟁을 선언하면서, 이번 사태는 호남 지분 확보를 둘러싼 여권 내 권력 투쟁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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