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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찔린 백인청년 수갑 채운 英 경찰… ‘역차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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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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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노박 사건 일파만파

가해자로 오인 제압… 끝내 숨져
우파 정치인·시위대, 경찰 규탄
유족은 “분열 조장에 이용 말라”

영국에서 백인 청년이 흉기에 찔리고도 가해자로 몰려 경찰 수갑을 찬 채 사망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우파 성향 정치권을 중심으로 ‘백인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유족은 “분열을 조장하는 데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헨리 노박(당시 18세)은 빅크럼 디그와(23)가 휘두른 흉기에 찔렸으나, 경찰은 노박을 가해자로 오인하고 수갑을 채웠다. 인도에서 창시한 시크교도인 디그와는 노박을 흉기로 찌른 뒤 현장 경찰에게 인종차별성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헨리 노왁이 “구급차를 불러 달라”, “칼에 찔렸다”고 말하지만 경찰이 “어디에 찔렸나,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제압하는 모습. 영국 BBC 방송 캡처
헨리 노왁이 “구급차를 불러 달라”, “칼에 찔렸다”고 말하지만 경찰이 “어디에 찔렸나,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제압하는 모습. 영국 BBC 방송 캡처

재판 과정에 공개된 경찰 보디캠 영상을 보면 경찰에게 제압당한 노박은 바닥에 누운 채 “구급차를 불러 달라, 흉기에 찔렸다”고 말했지만, 경찰관은 “어디에 찔렸냐. 아닌 것 같은데”라고 답한다. 노박이 고통스러운 듯 “숨을 못 쉬겠다”고 해도 경관은 노박에게 수갑을 채운다. 노박은 그 직후 사망했다. 전날 사우샘프턴 형사 법원은 디그와에게 최소 복역 기간 21년의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영국 우파 진영에서는 경찰이 살인범으로부터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을 받을까 두려워 노박에 수갑을 채웠다고 비판했다. 우파 성향 영국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는 이번 사건이 ‘백인 역차별’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박이 ‘숨을 쉴 수 없다’고 한 점을 들어 2020년 미국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언급했다. 극우 운동가 토미 로빈슨은 시위에서 “노박이 백인이 아니었다면 수갑을 채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노의 충돌 영국 남부 사우샘프턴 포츠우드 경찰서 인근에서 2일(현지시간)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있다. 이날 시위는 살인 피해자 헨리 노박을 인종차별 가해자로 오해해 체포한 경찰의 대응에 항의하기 위해 열렸다. 사우샘프턴=AFP연합뉴스
분노의 충돌 영국 남부 사우샘프턴 포츠우드 경찰서 인근에서 2일(현지시간)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있다. 이날 시위는 살인 피해자 헨리 노박을 인종차별 가해자로 오해해 체포한 경찰의 대응에 항의하기 위해 열렸다. 사우샘프턴=AFP연합뉴스

이날 수백명의 시위대는 사우샘프턴 중앙경찰서 앞에 모여 “인종차별주의 경찰은 거리에서 사라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을 규탄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쓰레기를 던지며 충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소수자 혐오’로 흐르는 상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박의 부친은 아들이 “비인간적이고 모욕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규탄하면서도 “우리는 아들의 죽음이 더 이상의 분열, 증오, 긴장을 조장하는 데 이용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패라지가 이 사건을 이용해 분열을 조장하려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행동”이라며 “‘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이 이번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독립기구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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